[거버넌스워치]SD바이오센서 계열 옛 나드리화장품 ‘깜짝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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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외진단 시약 '외길'을 걷던 창업자가 느닷없이 '옆길'로 샜다.
화장품 업체를 수백억원을 주고 직접 샀다.
공교롭게도 2020년은 코로나19 신속 항원 진단키트 개발로 SD바이오센서 계열이 대박을 터트리기 시작했던 해다.
즉, 진단 시약 업체 SD바이오센서㈜와 바이오노트의 주력사업과 밀접한 '인체, 동물용 진단시약 원료 제조, 판매, 수출입'을 집어넣었던 게 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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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조영식, 2013년 110억 출자 직접 인수
현 시크리티스…재미 못보다가 2020년 반전
작년 내부거래 뚝…다시 적자사 ‘롤러코스터’
체외진단 시약 ‘외길’을 걷던 창업자가 느닷없이 ‘옆길’로 샜다. 화장품 업체를 수백억원을 주고 직접 샀다. 아니나 다를까 별 재미를 못봤다. 한데, 업종을 바꾸더니 깜짝쇼를 선보였다. 웬걸, 계열 거래를 뚝 끊자 예년의 적자기업으로 돌아갔다.
‘신흥 재벌’ 에스디바이오센서 계열의 오너 조영식(62) 회장의 개인회사가 롤러코스터를 탄 모습이다. 즉, 작년에 내부거래를 연쇄적으로 정리한 일은 비단 2세 소유의 회사나 친족기업에 국한한 일이 아니다.
2018년부터 남편 대신하는 안주인
현재 SD바이오센서 19개(국내 8개·해외 11개) 계열사 중 조 회장이 1대주주로 있는 곳은 SD바이오센서㈜(31.23%) 및 바이오노트(49.78%),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100%) 등 핵심 3개가 말고도 하나 더 있다. 바로 시크리티스다.
1978년 12월 설립된 화장품 제조업체 옛 나드리화장품을 전신(前身)으로 한다. 경영 부실로 법정관리 상태였던 나드리화장품을 2013년 4월 조 회장이 직접 인수했다. 당시 개인자금 111억원을 출자, 지금껏 지분 100%를 소유 중이다.
초창기에는 잠깐이나마 2013년 8월까지 대표를 맡아 직접 경영까지 챙겼다. 2020년 10월까지는 이사회 자리를 비운 적이 없다. 다만 2018년 2월 이후로는 부인 유복순(62)씨가 대표 자리에 않아 있다.
신통치 않았다. 2013~2019년 매출이 적게는 4억원, 많아봐야 22억원에 머물렀다. 7년간 영업흑자를 낸 적은 2018년 딱 한 번뿐이다. 게다가 흑자를 맛봤다고는 하지만 1억원이 채 안됐다. 2018년까지 자본잠식(비율 14.6%)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묘한 점은 다음이다. 매출이 2020년 27억원에 이어 2021년에 가서는 47억원으로 뛰었다. 영업이익 또한 2020년 6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2021년에는 15억원으로 증가했다. 공교롭게도 2020년은 코로나19 신속 항원 진단키트 개발로 SD바이오센서 계열이 대박을 터트리기 시작했던 해다.
변신의 힌트…2017년 사업목적 ‘진단시약’
‘팽두이숙(烹頭耳熟)’. ‘머리를 삶으면 귀까지 익는다’는 뜻이다. 한 가지 일이 잘되면 다른 일도 저절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사실 시크리티스 ‘깜짝쇼’의 비결은 별 게 없다. 힌트는 2017년 3월 추가된 사업목적 있다. 즉, 진단 시약 업체 SD바이오센서㈜와 바이오노트의 주력사업과 밀접한 ‘인체, 동물용 진단시약 원료 제조, 판매, 수출입’을 집어넣었던 게 이 때다.
즉, 반전의 포인트가 ‘계열빨’에 있었다는 뜻이다. 수치가 증명한다. 2019년 5억원 정도였던 양대 사업 주력사의 시크리티스로부터의 매입 등 거래액이 2020년 19억원에 이어 2021년에는 41억원으로 뛰었다.
반면 오래 가지 않았다. 시크리티스는 작년에 매출 7억원에 영업손실이 5억원에 머물렀다. 내부거래가 5억원으로 뚝 끊겼던 해다. 이렇다 보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일 수 있다.
‘[거버넌스워치 SD바이오센서 ④~⑤편’에서 얘기한 오너 2세 조혜임(36) SD바이오센서 전무와 조용기(34) 바이오노트 이사 소유의 ‘이랩㈜’, 친족 소유의 방계기업 에임㈜․에임텍 등 내부거래가 적잖던 계열사들이 청산이나 매각을 통해 계열 제외된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작년 12월 계열사 바이오노트가 증시 상장을 앞둔 시점이었고, 결과론적 얘기지만 계열 총자산 4조7000억원(2022년 말)으로 오너 일가 사익 편취(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대기업집단 지정에 목전까지 간 해라는 점에서 보면 나름 고개가 끄덕여 지는 측면도 없지는 않다. 조 회장의 손길이 무척 분주했다.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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