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경매유예 '미봉책'에 "국가 매입" 나오지만…금융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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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금융권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살던 집에서 퇴거당하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사기 연루 주택에 대한 경매 조치를 유예하기로 했다.
그나마 금융사가 부실채권을 캠코에 추가 매각하면 피해자에게 보증금을 보상하고 이후 경매 등으로 회수하는 게 현실적이란 주장이 나오지만, 캠코에 매각하는 경우 '헐값에 판다'는 금융권 인식이 강해 이 또한 강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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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주택 공공기관 매입 주장도 "비현실적"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금융권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살던 집에서 퇴거당하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사기 연루 주택에 대한 경매 조치를 유예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일시적인 미봉책에 그치는 데다 민간 금융권의 담보권을 언제까지 제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캠코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피해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이 역시 한계가 크다는 의견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전세사기 피해가 대거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 소재 주택 210건에 대해 매각 기일 변경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미 4월17일자로 만기가 도래한 주택 51건에 대해선 경매 절차를 일시중단했다. 나머지도 매각 기간이 도래할 때마다 순차적으로 연기할 계획이다.
문제는 경매 유예로 피해자들의 퇴거를 늦출 수는 있겠지만 온전한 구제수단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보통 경매 신청이 법원에 들어가면 일반적으로 2~3번 정도만 유예가 된다. 1회 유예 기간이 2개월 정도임을 고려했을 때 최대 6개월의 시간만 벌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캠코가 관리 중인 주택이 극히 일부란 점도 한계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는 2479세대로 확인됐는데, 캠코가 이 일대에서 관리 중인 주택은 210건에 불과하다. 현재 인천에 이어 경기 동탄에도 전세사기 신고가 접수되는 등 위기가 도처에 깔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권이 보유한 전체 주담대 중에서 캠코가 관리 중인 주택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역할을 기대하는 이유다. 전 금융권은 사태의 심각성에 공감, 우선 사기에 연루된 주택의 경매 조치를 6개월 이상 늦추기로 의견을 모았다. 만약 금융사가 고정이하여신(NPL)매입기관 등에 이미 채권을 매각했다면 매입 기관에도 경매 유예를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역시 경매 유예는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사기업인 금융권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정치권 등 일각에선 캠코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비롯한 공공기관이 피해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안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현 제도 내에선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빌라왕 사례처럼 집주인이 죽었을 땐 누구를 상대로 매입할지도 개념이 서지 않았고 형평성 문제도 있어 현재로선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금융사가 부실채권을 캠코에 추가 매각하면 피해자에게 보증금을 보상하고 이후 경매 등으로 회수하는 게 현실적이란 주장이 나오지만, 캠코에 매각하는 경우 '헐값에 판다'는 금융권 인식이 강해 이 또한 강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모든 채권을 캠코에 매각할 수도 없을 것이고 또 캠코는 공공기관이라 제값을 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h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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