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특별법

김재근 선임기자 2023. 4. 2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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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 홍수다.

이런 저런 연유와 목적을 담은 특별법이 우후죽순으로 발의되거나 통과된다.

특별법(특별법, 특례법, 조치법안 등) 발의 건수가 19대 국회 832건, 20대 1,275건, 21대는 지난 3년간 1,000여건을 넘어섰다.

지난 13일 국회가 '광주 군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안'과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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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근 선임기자

특별법 홍수다. 이런 저런 연유와 목적을 담은 특별법이 우후죽순으로 발의되거나 통과된다. 오죽하면 특별법을 억제하는 특별법을 만들자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이다.

특별법은 특정한 사람이나 특정 지역, 특정 사안에만 적용되는 법이다. 민법이나 형법 등 일반법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는 것과 다르다. 특별법이 많아진 것은 사회구조가 복잡해지고 이해관계가 다양해지면서 일반법 만으로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고 사회적 요구를 담아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정 집단이 특정한 사안에 대해 법을 만들라고 압력을 넣는 일도 많아졌다. 국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특별법(특별법, 특례법, 조치법안 등) 발의 건수가 19대 국회 832건, 20대 1,275건, 21대는 지난 3년간 1,000여건을 넘어섰다. 21대에 이르러 거의 하루에 1건씩 올라온 셈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과시성 선심성 발의가 늘어나, 1,500건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별법은 법 체계의 통일성과 일관성을 깨뜨리고 복잡하게 만든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나 법을 만든 국회의원만 아는 법률이 존재할 수도 있다. 일반법을 무력화시키고 일반법을 적용받는 사람들에게 불이익과 박탈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

지난 13일 국회가 '광주 군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안'과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대구경북신공항은 12조 8,000억원, 광주군공항은 6조 7,000억원이 투입된다. 광주공항은 아직 이전할 장소도 정하지 못했다. 특별법 제정으로 영남과 호남은 각자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공항을 예비타당성조사도 안거치고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13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제정됐다. 나라 곳간이 어떻게 될지 심히 우려스럽다.

충청권은 수백억-수천억원에 불과한 서산공항이나 KTX세종역, 가로림만국가해양정원 등이 예비타당성조사에 발목이 잡혀있다. 대전시의 트램과 의료원도 우여곡절 끝에 겨우 예타 면제를 받았다. 확실히 특별법은 특별히 힘센 사람과 힘센 집단을 위한 특별한 수단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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