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39만명왔다는 지역 축제, 실제론 5000명?"…관광객 부풀리기 만연
빅데이터 통계와 비교하니 2배 넘은 오차 발생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엔데믹을 맞아 내·외국인 국내여행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내 대표 축제들이 방문객 수를 두 배 이상 부풀리거나 불투명한 정보로 유치 경쟁에 나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관광업계에서 각 지자체마다 방문객 수를 부풀려서 발표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허수에 불과한 숫자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국내 관광시장 발전을 위한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 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경쟁력 있는 축제 문화를 갖추기 위해 이같은 행태를 조속히 바로잡아야한다는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크다.
20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주요 지자체들이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의 방문객 수를 자체 집계 방식으로 과장하는 등의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4년 만에 개최한 '2023년 진해군항제'(3.25~4.5)에 약 45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며 역대급 흥행 성적을 거뒀다. 이중 대만 관광객 수는 무려 20만명을 기록하며 관광업계에 방한 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는 해당 통계를 빅데이터와 비교해 본 결과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이 분석한 따르면 진해 군항제 기간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전체 방문객(외지인+외국인+현지인) 수는 163만명에 불과하다. 이는 창원시가 발표한 축제 방문객 수 450만명과 2.7배 차이가 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은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관광분야에 특화된 융합분석 서비스다. 방문객 수의 경우 KT와 SKT 등 이동통신 데이터를 수집해서 산출하고 있어서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분석 방식도 100% 정확하진 않다. 개별 핸드폰이 없는 어린이 및 노인 등의 계층까지 집계하지 못한다.
그러나 20만명에 달하는 군항제 대만 방문객 수는 항공 공급석을 살펴봐도 의문이 생긴다. 진해를 방문하는 대만 관광객 대부분이 부산을 거쳐 방문하기 때문에 '대만~부산' 노선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3월 하순 대한항공, 중화항공, 타이거에어,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 '대만~부산' 노선 주간 공급 좌석은 총 6870석 밖에 안 된다. 다만, 서울 또는 가까운 대구 공항을 경유하는 관광객도 배제할 수 없다.
진해 군항제 이외의 국내 대표 축제들도 관광객 수 부풀리기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올해 130만명 방문으로 흥행 속에 폐막한 것으로 알려진 '화천 산천어 축제'도 한국관광 데이터랩에서 분석한 방문객 숫자와 큰 차이를 보였다. 축제 기간(1월7일~29일) 강원도 화천군 총 방문객 수는 79만6827명에 불과했다.
오는 여름 개최를 앞둔 보령머드축제(7월 21~8월6일)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총방문객 수는 181만1000명이었으며 이중 외국인은 38만8000명이었다. 반면 한국관광 데이터랩에서 해당 기간 충남 보령 방문객 수는 106만2000명이며 이중 외국인은 4907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 숫자는 무려 79배나 차이 난다.
이 같은 통계 오류는 각 지자체별 집계 방법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곳곳에 설치한 cctv에서 사람을 집계한 후 축제 시간에 맞춰 곱한다"며 "또는 단위 면적당(가로 30m×세로 20m) 인원을 세고 여기에 시간이나 장소 넓이를 곱하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조윤미 한국관광공사 관광빅데이터전략팀 팀장은 "데이터가 있으면 전반적인 관광 수용 태세 진단과 관광객들의 수요를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숫자에 연연하기 보다 데이터를 정확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관광공사는 지자체, 관광유관기관 및 관광기업 종사자 대상으로 진행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 활용교육' 대상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자체는 광역지자체에서 기초자치단체로 세분화 할 예정이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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