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사랑해요"…내한 스타 홍보 코멘트, 코칭일까 진심일까[초점S]

강효진 기자 2023. 4.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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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사랑하는 제임스 건 감독 카렌 길런 폼 클레멘티에프 크리스 프랫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코로나19가 잦아들고 국경이 열리면서 할리우드 대작 출연 스타들의 내한 일정도 늘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탑건: 매버릭'의 톰 크루즈, '불릿 트레인' 브래드 피트, '천룡팔부 교봉전' 견자단, '상견니' 출연진,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 등이 한국 팬들과 반가운 대면 인사를 나눴다.

한동안 이들이 한국을 찾을 때마다 "사랑해요 한국, 사랑해요 연예가 중계"같은 '밈'처럼, 내한 스타들을 향한 애정 테스트가 이뤄지곤 했는데, 최근에는 해외 스타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한국을 향한 애정공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18일 열린 마블 신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내한 기자간담회에서는 첫 내한에 나선 크리스 프랫, 카렌 길런, 폼 클레멘티에프 그리고 제임스 건 감독의 열렬한 한국사랑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이날 배우들은 "한국 문화를 너무 좋아한다", "한국 영화는 세계 최고였다", "'기생충', '마더'를 정말 좋아하고 '악녀'에서 영감을 받았다", "케이팝이 정말 유명하지 않나. 블랙핑크가 코첼라에 섰고, 나는 뉴진스도 좋아한다", "한국은 여러 문화의 중심지다", "블랙핑크와 BTS 노래를 들으며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만나고 싶다", "봉준호 감독 정말 좋아한다. 한국 음식, 멸치볶음도 좋아한다"며 끊임없이 한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애정공세를 쏟아냈다.

▲ 뉴진스를 좋아한다는 크리스 프랫. ⓒ곽혜미 기자

이같은 배우들의 넘치는 한국 사랑 코멘트에 영화 팬들 역시 "공부한 티가 난다", "'캣츠' 감독 급이다", "흥행을 향한 독기가 느껴진다", "영화 볼테니까 이제 그만해도 된다"며 유쾌한 반응을 전하기도.

실제로 내한 스타들의 이같은 '멘트' 활약은 영화 흥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 사랑이 유독 남다른 친한파 스타 톰 크루즈의 지난해 '탑건: 매버릭' 내한 팬서비스는 '역대급'으로 꼽힌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명작이기도 했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 상황을 뚫고 재관람 열풍과 함께 무려 819만 관객을 끌어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 K하트는 이미 섭렵한 톰 크루즈 ⓒ곽혜미 기자
▲내한 레전드 '캣츠' 톰 후퍼 감독 ⓒ게티이미지

'내한 팬서비스 레전드'로 꼽히는 '캣츠'의 톰 후퍼 감독은 짧은 일정 속 '내한의 정석'으로 꼽히는 열혈 활동으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당시 톰 후퍼 감독은 "아카데미 투표권으로 '기생충'을 지지한다", "김연아의 나라를 찾게 돼 뜻 깊어", "'캣츠2'에 옥주현을 캐스팅하겠다"는 발언과 더불어 각종 방송, 이벤트, 인터뷰, 라디오 출연, 한국 문화 체험까지 알차게 소화하며 홍보에 몸을 던졌다. '캣츠'의 혹평이 자자했지만, 한국 관객들이 감독의 열정에 응답한 탓인지 예매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영화 흥행에 도움이 되는 만큼, 내한 스타들은 이같은 코멘트를 미리 공부해 오는걸까. 혹은 한국의 마케팅 담당자들이 이같은 '치트키'를 미리 귀띔하는 걸까. 결론은 '사바사'(사람 바이 사람)다.

내한 과정 자체에 조율해야 할 지점이 많다보니 실제로 해외 스타에게 이같은 포인트를 짚어달라고 전달하기도 쉽지 않을 때가 많다고. 요청에 따라 여러 담당자를 거쳐 참고할 만한 트렌드나 정보를 언질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결국 이를 활용할지 말지는 당사자에 달려있다.

한 영화 홍보 관계자는 "대부분은 현지에서, 혹은 각자 준비를 해온 멘트일 것이다. 실제로 '알고 와주시면 좋겠다'고 전달을 해도 작품 얘기만 하시는 분들도 있다. '이런 얘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해도 배우들이 직접 말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또 "사실 시킨다고 할 사람들도 아니다. 한국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내한하는 배우들은 어떻겠나. 팁은 줄 수 있지만 결국 현장에서 언급하는 것은 배우의 의지다. 많이 언급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팬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어서라고 본다"고 귀띔했다.

또한 실제로 최근 몇년 사이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달라진 점도 내한 스타들의 뜨거운 반응에 한 몫을 했다는 평이다. 과거에는 투어 일정에서 일본 정도만 들르고 한국은 패싱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한국을 우선으로 여기고 먼저 가겠다는 분위기라고.

▲멸치볶음을 좋아한다는 폼 클레멘티에프 ⓒ곽혜미 기자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코칭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그들이 일일이 준비해서 오는 부분이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문의를 하는 식이다. 요즘엔 한국의 위상이 달라지다보니 다들 알아서 준비를 해오는 면이 있다. 이제는 한국 영화도 많이 알려졌고, 한국 팬들도 좋아한다. 실제로 좋아서 한 코멘트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제는 웬만한 '국뽕' 코멘트는 '미리 교육받은 것'으로 보는 냉정한 한국 팬들이지만, 내한 스타들의 진심만큼은 온전히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더불어 앞으로는 어떤 각별한 한국 사랑법이 국내 영화 팬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지, 진화해나갈 글로벌 스타들의 내한 팬서비스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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