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이어 많이 판 볼보, 영업이익률 저조한 이유는
수입시 가격인상분 적극 반영안해 '불륨전략'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지속했다. 4년 연속 판매량 1만대를 넘기며 국내 수입차 시장 강자인 독일 브랜드의 뒤를 바로 잇는 성과도 거뒀다.
아쉬운 건 내실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를 기록하며 수입차 판매 상위 10개 브랜드 중 가장 낮다. 매출원가 상승이 내실 부진의 직접적 원인으로 꼽힌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당장의 수익보다 외형 확장에 더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매출은 최대, 수익성은 부진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76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2.5%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대 매출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1만4431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기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에 이어 판매량 5위를 기록했다. 5년 전만 하더라도 이 회사의 판매량 순위는 10위권 밖이었던 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브랜드 선호 현상이 뚜렷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판매량을 끌어올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 1분기는 BMW, 메르세데스 벤츠, 아우디에 이어 4위를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실 정체 현상은 지속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전년대비 59.6% 급감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로 전년대비 1.5%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를 제외하고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이 1%를 밑돌고 있다.
해외에서 자동차를 수입해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수입차 브랜드 특성상 큰 마진을 남기긴 어렵다. 지난해 판매량 1, 2위를 기록한 메르세데스 벤츠(2818억)와 BMW(1448억원)의 영업이익률도 각각 3.7% 2.5%로 높은 편은 아니다.
이를 감안해도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영업이익은 낮은 수준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판매량이 이 회사보다 적었던 포드(421억원), 포르쉐(361억원), 스텔란티스(223억원)보다 영업이익이 낮았다. 수입차 브랜드 중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억원을 밑돈 건 상위 10개 브랜드(토요타, 혼다는 회계연도 달라 제외) 중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유일했다.
수익성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매출원가 증가에 있다. 볼보자동차의 지난해 매출원가는 6492억원으로 전년대비 6.4%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보다 매출원가 증가율이 더 컸던 것은 수입 시 인상된 차 가격분을 국내에서 판매할 때 적극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볼보 C40 리차지의 국내 가격은 6491만원으로 북미, 유럽 시장 대비 700만~2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국내에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가격전략은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직접 밝히기도 했다.
이윤모 대표는 지난 3월 미디어컨퍼런스에서 "본사 측에서 (가격에 대한) 프레스(압력)를 받기도 한다"며 "물론 본사 차원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마진일 수 있지만 한국은 포텐셜(잠재력)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데 초점을 갖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볼보자동차를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출원가 외에 가장 많이 지출한 비용은 광고선전비였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162억원을 지출했다. 전체 판매비와 관리비 비중의 23.1%를 차지했다. 다만 전년과 견줬을 땐 감소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가격 정책으로, 원가 등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매출 대비) 영업이익에 있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100억원 투자해 외연 확장 주력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올해도 외연 확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중장기 전략을 공개하며 올해 1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7개 전시장과 8개 서비스센터를 추가할 예정이다.
다만 투자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자체적으로 자금을 모두 조달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4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55.6% 증가한 수치이지만, 투자계획 규모 대비 적은 재원이다.
이에 대해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1100억원을 투자해 딜러 네트워크 구축에 나서는 등 외연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투자에 대해선 로컬(볼보자동차코리아)에서 확보할지 글로벌 본사로부터 지원을 받을지 공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은수 (curymero031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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