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맞네…'무한리필' 뷔페의 화려한 귀환

김아름 2023. 4. 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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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무한리필' 뷔페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잇따른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과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1~2만원대 가격으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페가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적게는 수십 종에서 많게는 200여 종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페는 2010년대 초까지 많은 인기를 얻었다.

1만원대 중반의 가격으로 다양한 고기를 마음껏 맛볼 수 있는 고기뷔페가 늘어나기 시작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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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형 매장' 뷔페 인기 높아지는 추세
애슐리, 올해 신규 매장 20개 확보 계획
명륜진사갈비·놀부항아리 '고기뷔페' 전환
애슐리퀸즈 서울 잠실점/사진=이랜드 제공

2000년대 초 인기를 끌었던 '무한리필' 뷔페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잇따른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과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1~2만원대 가격으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페가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애슐리의 반등…"올해 20개 연다"

적게는 수십 종에서 많게는 200여 종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페는 2010년대 초까지 많은 인기를 얻었다. CJ푸드빌, 이랜드이츠,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들도 잇따라 뷔페 브랜드를 내놨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웰빙'이 부각되고 외식 트렌드도 가성비에서 프리미엄으로 넘어오면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뷔페를 찾는 고객은 급감했다. CJ푸드빌의 계절밥상, 신세계푸드의 올반, 이랜드이츠의 수사 등은 시장에서 철수했다. 

남아있는 브랜드들도 매장 수가 급감했다. 한때 14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했던 이랜드이츠의 애슐리는 2018년 105개, 2019년 95개, 2020년 81개, 2022년 59개로 매년 매장이 10개 이상 줄었다. 

애슐리 매장 수 추이/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최근 들어 매장 수가 다시 회복되는 추세다. 올해 4월까지 2개 매장이 늘었고 연내 20여개 매장을 늘려 총 80여개 매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매출도 반등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35%대 성장세를 기록했다. 클래식과 W, 퀸즈로 나뉘어 있던 브랜드를 퀸즈로 통일해 만족도를 높였다.

이랜드 관계자는 "고물가 기조에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뷔페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외식문화 트렌드가 여유롭게 앉아서 오랜 시간을 즐기는 쪽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겹살부터 닭갈비까지…돌아온 고기뷔페

다양한 고기류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고기뷔페도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무한리필 돼지갈비 브랜드인 명륜진사갈비는 지난해 말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프렌치랙, 삼겹살, 닭갈비 등의 메뉴를 셀프바에 추가했다. 사실상 고기뷔페로의 전환이다. 

외식기업 놀부가 운영하는 놀부항아리갈비도 올해부터 프렌치랙, 삼겹살, LA돼지갈비 등을 무한으로 제공하는 무한리필 고기뷔페로 변신했다.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해 셀프바에는 떡볶이, 튀김 등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도 갖췄다. 

업계에서는 고물가 기조와 불황이 이어지면서 외식비·배달비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다시 '가성비'를 찾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지난해 12월 대표 외식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은 같은 해 1월보다 최대 13.8% 올랐다. 김밥이 2769원에서 3100원으로 11.9% 올랐다. 자장면도 5769원에서 6569원으로 13.8% 뛰었다. 삼겹살 1인분(200g)은 1만9000원대로 2만원에 육박했다. 냉면과 비빔면도 1만원을 돌파했다.

주요 외식품목 가격 상승률/그래픽=비즈워치

만원으로 밥 한 그릇 먹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배달비 부담에 배달 음식 역시 마음놓고 시키기가 쉽지 않다. 1만원대 중반의 가격으로 다양한 고기를 마음껏 맛볼 수 있는 고기뷔페가 늘어나기 시작한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을 때는 조금 가격이 높아도 품질이 높은 제품을 고르지만 불황에는 아무래도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기 마련"이라며 "IMF, 금융위기 직후 뷔페의 인기가 높았는데 최근 흐름도 비슷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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