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보다 주가가 더 올랐다…뺨 맞고 싶은 증시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4. 20.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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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기업실적 보고서와 5월 금리인상 결정을 우려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1분기 실적이 대체로 좋게 나오고 있지만 이러다가 2분기 이후에 급격한 침체가 오지 않겠냐는 의심이 시장을 주춤하게 한다. 실적보다 주가가 더 올라있다는 비판도 있다.

19일 다우존스 지수(DJIA)는 전일보다 79.62포인트(0.23%) 하락한 33,897.01을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3.81포인트(0.03%) 오른 12,157.23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0.35포인트(0.01%) 하락한 4,154.52에 마감했다.

아스피리언트의 샌디 브래거는 "이번 실적 시즌은 다소 소란스러운데 일부 기업의 매출이나 이익 감소가 나타나지만 시장 반응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전일 고객 접속암호 단속시점을 연기한다는 발표를 내놨고 오늘 주가는 3.17% 하락했다.

바클레이즈의 엠마누엘 카우는 "이번 시즌 월가는 고객수요 약화의 징후와 2023년 후반기에 수익성을 저해할 수 있는 조건을 찾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1분기 실적은 크게 변화가 없는데 비해 주식은 랠리를 거쳤기 때문에 하락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1분기 주당순이익은 1.7달러로 추정치(1.62달러)보다 높다고 발표했다. 전체 매출도 145억2000만 달러로 추정치인 139억 2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장중에 2% 이상 하락하다가 종가는 0.67% 상승으로 마무리됐다. 투자가들은 자산 관리 사업에서 수익이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것에 좋은 점수를 줬다.

지방은행인 웨스턴 얼라이언스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시기인 1분기에 11% 하락했지만 4월부터 예금이 반등하고 있다고 발표해 24.12% 급등했다.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 오토모티브는 RBC캐피탈이 투자등급을 낮추면서 4.54% 하락했다.

이날 빅테크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등이 1% 이하로 하락했고, 메타는 1.01% 내렸다. 테슬라는 2.02% 빠졌다.
연준 베이지북 - 신용축소로 경제 정체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 경제동향 종합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신용축소로 미국 경제가 정체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소비가 늘지 않아 고용과 인플레이션도 둔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연준은 "보고기간에 물가가 완만하게 올랐지만 상승률은 둔화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지만 경제는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소비지출에 대해선 "보합이나 소폭 감소하고 있다"며 "임금 상승세가 여전하지만 어느 정도 둔화됐고 노동시장은 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바다건너 영국에선 뜨거운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타났다. 영국은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1%로 전월(10.4%)보다 낮지만 전망치(9.8%)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을 보이는 유일한 유럽 국가다.

이에 따라 미국 연준이 5월 초에 금리를 한차례 더 높일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쏠린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5월 2~3일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승인할 거란 베팅을 약간 늘렸다. CME그룹 추정치에 따르면 현재 확률은 약 83%로 화요일보다 약간 높고 일주일 전의 70% 수준보다 높다.
현금이 더 위험
A trader displays U.S. dollar banknotes at a currency exchange booth in Peshawar, Pakistan September 15, 2021. REUTERS/Fayaz Aziz/File Photo

UBS는 현금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저축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금 증서나 고수익 저축 계좌에 현금을 보관하며 주식시장에 다시 진입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치가 잠식될 거라는 경고다.

UBS자산운용의 마크 해펠은 "현금을 숨긴 투자자들은 재투자 위험, 인플레이션 상승, 다각화 부족 등의 위험을 갖는다"며 "3~5년 동안 현금과 단기 고정 수입에 필요한 것을 따로 보관하고 나머지 부는 주식과 고정 수입 및 대체 자산의 장기 분산 포트폴리오에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술주 투자로 유명한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완화된다면 혁신 사랑은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격동적인 환경은 일반적으로 기업이 더 효율적이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도록 강요하며 그 결과 파괴적인 기업의 주식은 약세장이 끝날 무렵 새로운 시장 리더로 부상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올해 25% 상승해 S&P 500(8% 상승)에 비해 월등한 성과를 냈다.
엔비디아 340불 훨씬 더 간다
엔비디아 '드라이브 PX 2'/사진=엔비디아 /사진=엔비디아

뱅크오브아케미라는 인공지능(AI) 관련 선호주로 엔비디아를 추천하면서 기술이 변곡점에 도달하고 기업들이 더 강한 컴퓨팅 성능에 의존하고 있어 (엔비디아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백 아야는 "엔비디아의 단기 목표가를 화요일 종가 대비 약 23% 상승여력을 반영해 주당 310달러에서 34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며 "엔비디아가 현재 75%의 AI 점유율을 유지한다면 상승 여력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는 특히 전통적인 중앙처리 장치에서 그래픽 처리 장치로의 전환으로 이익을 얻을 것이며 후자는 10배 더 빠르게 성장할 거라는 게 그의 논리다. 아야는 "클라우드·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센터에서 급증하는 AI 워크로드는 전문 가속기로 더 많은 컴퓨팅 성능·가치를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가가 하락하면서 에너지주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1.9달러 내린 78.9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도 1.92달러 하락한 82.85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기업 가운데 발레로에너지와 APA코퍼레이션, 헤스 등이 각각 2~3% 하락했다. 마라톤페트롤리엄과 필립스 등도 2%대 하락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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