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리츠 유상증자에 주주들이 항의한 이유 f. 디앤디리츠

최성준 2023. 4.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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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리츠, 570억 대출 상환위해 제3자유증 및 CB발행 결의
주식가치 및 배당 희석 불만에 쏟아진 주주 항의...주가도 부진

SK디앤디를 스폰서로 둔 오피스·물류센터 리츠(REITs) 디앤디플랫폼리츠가 주주들에게 주주서한을 보냈어요. 

최근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CB) 발행을 예고하면서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치듯 쏟아졌거든요.

당시에는 계획만 밝히고 구체적인 수치를 설명하지 않았는데요. 공시를 통해 증자 주식수와 금액을 알리고, 주주들에게 이러한 결정을 한 이유를 설명하는게 주주서한의 내용이에요.

리츠는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얻은 이익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를 배당하는 상품인데요. 일반적으로 대출이나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요.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진행한 유상증자와 CB 발행에 왜 주주들이 항의했고, 주주서한은 왜 보내게 됐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게요.

/그래픽=비즈워치

대환대출 아니고 유증?…리츠 선택에 뿔난 주주

세미콜론 문래, 백암 파스토 물류센터 등 오피스와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지난 14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 공시와 전환사채 발행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공시를 올렸어요. 

최근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삼성증권이 개최한 리츠 IR에서 단기차입금 상환을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CB를 발행할 계획을 밝혔는데요. 당시엔 계획만 밝혔고 구체적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공시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린거에요.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주당 3295원에 303만4900주를 발행해 총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설명했어요. 제3자배정 대상은 스폰서인 SK디앤디에요. CB 발행조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디앤디플랫폼리츠가 유상증자와 CB를 발행하려는 이유는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서에요. 지난해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용인에 있는 물류센터 '파스토 용인2센터'를 기초자산으로 가진 자(子)리츠를 편입하기 위해 57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브릿지론을 받았어요. 오는 6월 만기를 앞두고 100억원은 유상증자로, 나머지 금액은 CB로 충당할 계획이죠.

그런데 주주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어요. 최근 디앤디플랫폼리츠 주가 흐름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때문이에요. 기존처럼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를 발행해도 되는데 굳이 주식 가치를 희석하는 유상증자를 진행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에요.

특히 유상증자 대상은 리츠의 스폰서인 SK디앤디. 유상증자 금액인 3295원도 공모가 대비 34% 저렴해 스폰서에게 저가 증자 참여 기회를 제공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드는 거죠.

불만이 쏟아지자 주가도 반응했어요. 리츠 간담회가 열린 지난 4일부터 18일까지 주가가 6.2% 하락했거든요.

해명 나선 디앤디플랫폼리츠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디앤디플랫폼리츠는 공시를 올리면서 주주서한도 보냈어요. 최근 결정한 사안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고 한 거죠.

주주서한에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먼저 여러 자금 조달 방식을 고려한 결과 유상증자가 최선의 방식이었다고 설명했어요.

우선적으로 기존 대출을 연장하려 했으나 현재 적용받는 금리가 높아 배당금 감소와 현금 결손이 발생할 수 있어 결정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지난해 570억원을 4.6% 금리로 빌렸는데, 새 대출은 10%가 넘는 금리로 빌려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어요.

또 채권 시장에서는 리츠 이해도가 높지 않아 A-라는 준수한 등급에도 발행물량 소화가 우려돼 회사채 발행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어요. 실제 지난해 AA- 신용등급의 SK리츠도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려 했으나 미매각 물량이 발생했어요.

리츠 상장 후 주가가 최저점을 보이는 상황에서 스폰서에게 저렴한 가격에 증자 참여기회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에도 답변했어요.

SK디앤디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유는 최근 리츠투자 심리가 위축한 상황에서 공모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컸고, 주주배정도 고려해 봤으나 주요 주주들의 증자 참여 여부가 불투명해 실권주 리스크가 높았다고 전했어요.

또 저렴한 가격에 스폰서 측에 증자 기회를 준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어요. 규정에 따라 발행금액을 결정했고 할인율도 적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어요.

실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발행금액은 이사회 결의일로부터 1개월·1주일·1일 전 가중산술평균주가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설정해야 해요.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자금 조달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추이를 보고 결정하기 어려워 현 주가 수준에서 결정했고, 상장회사로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까지 설명했어요.

주주 설득했을까…임시주총서 결과 나온다

디앤디플랫폼리츠가 주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려 보낸 주주서한이 효과가 있었는지는 오는 5월 26일 확인할 수 있어요. 제3자 대상 유상증자, CB 발행을 이날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결정하거든요.

디앤디플랫폼리츠는 2가지 안건을 임시주총 의안으로 올렸어요. 2개 안건은 특별결의 대상으로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1 이상 그리고 주총 출석주식수의 3분의2 이상이 동의해야 통과할 수 있어요.

지난해말 기준 주주구성을 보면 코람코주택도시기금리츠(15.53%), SK디앤디(9.32%), 삼성증권(9.32%), 소액주주(41.2%)로 주요주주 지분만 34.17%에요. 주요주주 지분만으로도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1 요건은 채울 수 있죠. 다만 많은 소액주주가 주총에 참여해 반대표를 던진다면 부결로 결론날 가능성도 있어요.

디앤디플랫폼리츠 관계자는 "일부 주주분들이 스폰서인 SK디앤디를 위한 의사결정이었다고 말씀하시는데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며 "주주들의 여러 지적을 받아들이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어요.

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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