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하는 한은…'77년 전통지' 폐간하고 '블로그' 돌맞이
이창용 총재 제안에 만든 블로그…1주에 1번꼴 활용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이 이창용 총재 취임 1년을 앞두고 온라인 친화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7년 동안 다달이 펴내던 종이책과 결별하고, 이제 만 1년째에 접어드는 블로그는 주 1회 수준으로 열심히 활용하고 있다.
20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 조사국의 '조사통계월보'는 지난 3월호를 끝으로 폐간한다.
조사통계월보는 한은 설립 전인 1947년 5월 조선은행이 발간한 '조선은행 조사월보'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무려 77년간 한은과 함께했으며 통권 891호에 이른다.
한은은 지난달 31일 조사통계월보 3월호를 공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한은은 폐간 이유에 대해 "최근 전자매체 활용이 증대되고 당행의 다른 보고서 발간이 확대되면서 월보 게재 논고를 수시로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식이 보다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매달 한 번씩 내는 종이책으로는 급변하는 온라인 환경에 발맞추기 어렵다 판단했다는 뜻이다.
지금은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한은의 의견을 접하기 위해 월보를 기다리는 사람보다 온라인에 공개된 보고서를 찾는 사람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월보에 담았던 논고·통계 등을 'BOK이슈노트'나 '경제통계시스템(ECOS)' 등 콘텐츠 성격에 맞게 다양한 매체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월보와 반대로 한은의 공식 블로그는 이제 개설 만 1년을 앞뒀다.
오는 5월31일 돌맞이를 하는 한은 블로그는 지난해 이창용 총재가 취임한 지 한 달 반 만에 제안하면서 만들어졌다. 시장 소통을 강화하려는 취지였다.
이후 한은 내부 임직원들의 견해를 담아 한 달 평균 4.3회 게재했다. 한 주에 한 번꼴로 글이 올라온 셈이다.
블로그에는 대내외 경제를 둘러싼 비정기 이슈분석 외에도 일종의 정기 시리즈물도 올라오고 있다.
한은이 매 2·5·8·11월 경제전망을 하는 때에는 해당 전망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풀어서 올리며, 이 외에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달(1·4·7·10월)에는 기준금리 결정 이후 최근 경제상황을 평가·점검하는 글을 올린다.
이 같은 한은의 행보는 모두 이 총재 취임 이후 나타난 변화다.
한은은 근 20년간 '한은사'(한은+寺<절>)라 불릴 정도로 시장과 소통을 꺼렸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본격 인상하고 이 총재가 부임한 지난해부터는 소통을 부쩍 늘렸다.
한은은 블로그와 함께 업무정보, 시장동향 등 생산한 자료의 대외 공개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6월 홈페이지 내 정보·동향자료 코너를 새로 열기도 했다.
영상물 범람의 시대인 만큼 동영상도 제작 중이다. 5분 내외의 'BOK코멘터리'를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책자 대신 한은 누리집에 몰렸다. 지난 2021년 647만명이 방문했던 누리집에는 지난해 836만명이 방문했다. 특히 블로그 개설 이후 방문자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물론 한은의 소통 증대는 관심과 함께 불필요한 시장 내 변동성 또는 잡음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받는다.
한은의 변화는 조사통계월보 폐간 사실을 소개한 다른 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월보 편찬을 담당하던 조사국의 송승주 전문부국장과 유현수 조사역은 지난 12일 블로그에 '조사통계월보, 77년 인연을 떠나보내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두 사람은 월보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월보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회고했다.
특히 한은 직원으로서 개인의 소회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이들은 "필자의 졸고도 게재된 바 있어 애정이 남다른 월보가 역사의 한 장으로 넘어간다니 진한 아쉬움이 남지만 이 또한 자연의 순리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매체로서 조사통계월보는 세월에 쓸려 떠나보내지만 조사국 편액(현판)에 남겨진 '냉철한 분석과 따뜻한 마음'이라는 월보의 투철한 분석 정신과 고귀한 뜻은 월보를 이어받은 다양한 매체 속에서 앞으로 영원히 한은과 함께 빛날 것"이라며 글을 마쳤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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