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넘던 정기예금 금리 3%대로… 통화·금융 당국 엇박자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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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 3.50%를 유지하고 있지만, 은행권의 대출·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이하로 떨어지는 금리 엇박자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낮은 3.00%였던 지난해 말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5.00%를 넘었었다.
현재 기준금리는 3.50%에 머물고 있지만 정기예금 금리는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기예금 상품 3개 중 1개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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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도 이전 수준으로 떨어져
당국 금리 인하 압박·시장 기대감 영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3.50%를 유지하고 있지만, 은행권의 대출·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이하로 떨어지는 금리 엇박자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기예금의 경우 최근 4.00%대 금리 상품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낮은 3.00%였던 지난해 말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5.00%를 넘었었다. 그러나 지난 1월 기준금리가 연 3.50%로 상승한 이후에는 오히려 4.00%대 아래로 떨어졌다. 현재 기준금리는 3.50%에 머물고 있지만 정기예금 금리는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 가운데 금리를 공시한 1년 만기 정기예금 총 41개 중 12개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3.50% 미만으로 집계됐다. 정기예금 상품 3개 중 1개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것이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3.35~3.80%에 형성돼 있다. 총 7개 상품 중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의 3개 상품이 기준금리 미만의 금리를 제공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그리고 NH농협은행의 다른 예금은 금리가 3.50%였다. NH농협은행의 상품인 NH고향사랑기부예금 금리가 가장 높긴 하지만, 고향사랑기부금을 납부하고 만 65세 이상 고령자 또는 만 19~34세 MZ고객이어야 하는 등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다.
대출금리도 하락세다.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모두 하단이 3%대다. 변동의 경우 3.75~5.96%, 고정은 3.40~5.86%였다. 지난해 연말 금리 상단이 7%를 넘겼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기준금리 인상기(2021년 8월~현재)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은 지난 14일 기준 3.64%로, 2021년 9월 말(3.22%)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4.680∼6.060%)도 약 한 달 반 사이 하단이 0.74%포인트 낮아졌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배경엔 통화 당국과 금융 당국의 엇갈린 정책이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과도하다”며 높은 기준금리 유지의 뜻을 내보인 반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상반기 내에 대출금리 하락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장금리 인하 압박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하고,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해 오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향해 ‘돈 잔치’ 비판을 한 이후 이 원장은 은행을 잇달아 방문했고, 은행권은 앞다퉈 대출금리 인하책을 발표하며 이에 호응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과 더불어 시장에서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번지면서 시장금리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당국 눈치를 보느라 스스로 가산금리를 내려 대출금리를 자꾸 낮추면 한은의 고물가 제어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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