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수익률 질렸어요"…은행 대신 증권사 향하는 퇴직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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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이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에서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우리은행을 넘어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이전에는 은행 적금과 같은 개념으로 상품에 접근했다면 이제는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이 대형은행 규모를 넘어선 것은 이같은 경향을 반영하는 하나의 지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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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에서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우리은행을 넘어섰다. 특정 증권사가 4대 대형은행 중 한곳의 퇴직연금 규모를 넘어선 것은 2005년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이래 처음이다. 은행과 보험사의 1%대 퇴직연금 수익률에 만족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퇴직연금을 굴리는 '스마트'한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DB형·DC형·IRP형)은 20조9397억원으로 우리은행(20조8755억원)을 소폭 웃돌며 전체 6위에 안착했다.
퇴직연금 시장은 전통적으로 대형 보험사와 은행의 영역으로 여겨져왔다. 1분기 기준 1~5위권 사업자와 퇴직연금 적립금을 살펴보면 삼성생명(44조5146억원), 신한은행(35조7339억원), KB국민은행(32조5797억원), 하나은행(28조3493억원), IBK기업은행(22조6629억원) 등으로 증권사는 한곳도 없다.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말까지는 6위 우리은행에 한계단 뒤쳐진 7위에 머물러있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들어 1조4000억원 규모의 적립금을 늘리면서 1분기 두 회사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증권사가 퇴직연금 규모에서 4대 은행을 넘어선 첫 사례다.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안정적 '0%'대 수익보다 유의미한 운용수익을 추구하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의 52%가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적립금으로 나타났다. 규모는 4조847억원 수준이다. 반면 우리은행의 경우 DC형 적립금 가운데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적립금 비중은 11%에 불과한 5878억원이다. DC형 퇴직연금은 개인이 운용지시를 내릴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성향에 따라 증권사에 맡겨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등 상대적으로 자유도가 큰 상품으로 꼽힌다.
반면 4대 은행의 퇴직연금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리금 보장 확정급여(DB)형 상품의 3년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1.39%~1.48% 수준으로, 원금보장형인 만큼 변동폭이 크지 않다. 수익률이 예금 수준보다 낮아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이전에는 은행 적금과 같은 개념으로 상품에 접근했다면 이제는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이 대형은행 규모를 넘어선 것은 이같은 경향을 반영하는 하나의 지표"라고 말했다.
ze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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