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2부 승격' 노린다…골리 허은비 "남은 경기에 집중"

박지혁 기자 2023. 4.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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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女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이탈리아·폴란드 연파
75개 슈팅 중 74개 막아낸 철벽 수문장

[서울=뉴시스]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골리 허은비 (사진 =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2부 리그 승격을 노리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순항하고 있다.

김도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18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복합체육센터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B(3부 리그) 이탈리아, 폴란드와 1·2차전에서 각각 2-1(연장승), 4-0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기록했다.

2승(1승 1연장승 승점 5)으로 6개 출전국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처음으로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승격을 노린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승격한다.

한국의 IIHF 랭킹은 19위.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평가되던 이탈리아(17위)에 이어 복병 폴란드(20위)를 꺾은 기세가 대단하다. 남은 3경기는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슬로베니아(22위), 영국(23위), 카자흐스탄(21위)이다.

2연승의 수훈갑 중 하나는 골리 허은비(20·코네티컷대)다. 2경기에서 무려 75개 유효 슈팅(SOG) 중 74개를 선방했다. 몸을 아끼지 않으며 골문을 향하는 퍽을 향해 팔을 뻗고 몸을 던졌다.

오른 무릎 부상으로 지난해 회복에 집중했던 허은비는 "올해가 국가대표에서 주전으로 뛰는 데뷔 무대나 다름없는데 감독님과 코치님, 언니들이 잘 도와줘 2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경기에서 슈팅 75개는 처음 경험하는 것 같다. 선방이 74개인 줄도 몰랐다. 퍽을 막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경기 장면은 오히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퍽이 나를 지나가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라고 했다.

허은비가 처음 아이스하키 스틱을 잡은 건 초등학교 1학년 때다. 남동생(고려대 1학년 허민준)이 하는 것을 보고 시작했다.

국내 여자 아이스하키 인프라는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또래 여자 선수들이 없어 남자 선수들과 팀을 이뤄 실전을 치렀다. 어려서부터 자신보다 강한 상대들과 경쟁하며 자연스레 성장 속도가 빨랐다.

허은비는 세화여중 3학년이던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A대표팀 일원으로 함께 했다.

허은비는 "국가대표팀 라커룸 화이트보드에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를 써놓았다. 감독님부터 언니들 모두가 꺾이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이번 대회를 시작했다"며 "부상 선수들이나 학업을 조율하며 운동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감독님을 비롯해 모두가 노력한 결과물을 당당히 보여주고 싶다"고 기대했다.

골리는 마스크 표면과 후면 보호대에 자신만의 의미를 둔 문구나 그림 등을 새기곤 한다. 남자 대표팀의 캐나다 출신 귀화선수 맷 달튼이 이순신 장군과 태극기를 그려 눈길을 끈 적이 있다.

허은비는 이번 대회에 장식 없이 기본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에 대해 "주변에서도 많이 묻고 권유하는데 아직 나는 그럴 레벨의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실력을 먼저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태극기와 가족 중에 나에게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남동생의 이름을 넣고 싶다. 또 이번 대회에서 첫 2부 리그 승격을 이룬 뒤, 함께 한 언니들의 이름을 헬멧 뒤에 새기고 싶다"고 말했다.

또 "국가대표 발탁 전화를 받고 행복해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코칭스태프, 언니들과 함께 하는 게 매우 행복하다. 골리는 외로운 포지션이라고 하는데 함께 운동하고, 시합하고, 보내는 시간들이 소중하다"고 했다.

대학에서 경제학, 심리학을 복수 전공할 계획인 허은비는 2부 승격 여부에 따라 향후 진로도 바꿀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지막으로 허은비는 "남은 3경기 역시 모두 선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이겨내고 행복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집중하겠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한국은 20일 슬로베니아, 22일 영국, 23일 카자흐스탄을 차례로 상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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