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적으로?… 삼성·구글 스마트폰 사업 ‘밀월’ 유효기간 다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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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구글의 오랜 밀월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구글은 자체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을 들고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삼성전자는 '갤럭시' 디바이스가 의존했던 구글 생태계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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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검색 엔진 MS ‘빙’으로 교체 검토
전략적 제휴 유효기간 다해… 서서히 거리두기 시작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구글의 오랜 밀월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구글은 자체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을 들고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삼성전자는 ‘갤럭시’ 디바이스가 의존했던 구글 생태계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미국 CNBC는 구글이 오는 다음달 10일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I/O에서 폴더블폰 ‘픽셀 폴드’를 발표하고 올해 6월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CNBC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픽셀 폴드는 태블릿 크기의 7.6인치(19.3㎝) 화면을 장착했다. 저전력 모드에서 배터리가 72시간 동안 지속된다. 픽셀 폴드의 출고가는 1700달러(약 224만원)다. 구글은 픽셀 폴드 판매 확대를 위해 구매자에게 스마트워치인 픽셀 워치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픽셀 폴드를 출시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카날리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1400만~1500만대로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약 1.1%를 차지했다.
하지만 800달러(약 105만원) 이상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는 폴더블폰 비중이 7% 수준으로 성장했다.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규모는 2270만대로 작년보다 1.6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픽셀 폴드를 출시하면 삼성전자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처음 공개한 이후 매년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업계 일각에선 구글이 의도적으로 픽셀 폴드 정보를 노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본 검색 엔진을 마이크로소프트(MS) 빙으로 교체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온 것에 대한 견제 차원이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7일 구글을 갤럭시 스마트폰 기본 검색 엔진으로 사용해 온 삼성전자가 오픈AI의 챗GPT를 탑재한 마이크로소프트(MS)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 입장에선 비상일 수밖에 없다. 구글은 지난해 검색 엔진을 통해 1620억달러(약 212조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삼성전자와의 계약에서 나오는 매출이 약 30억달러(약 4조원)다. 삼성전자의 이탈을 계기로 시장 독점이 깨질 수 있다는 게 구글의 우려다. 구글은 전체 매출의 60%가 검색 시장에서 나온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스마트폰 시장을 열었던 애플의 iOS 생태계에 맞서 10년 넘게 깊은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하드웨어 제품을 만들고,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앱 생태계를 지원하는 ‘윈윈’ 구조였다.
그동안 구글은 스마트폰 제조사나 앱 개발자들에게 벤치마킹의 기준이 되는 ‘레퍼런스폰’만 간간이 출시하고, 하드웨어 부문에서 수익 창출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하드웨어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삼성전자와의 동맹체제가 지난해부터 균열 조짐을 보였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 간 전략적 제휴에는 유효기간이 있고 삼성전자와 구글의 상황은 때가 온 것”이라며 “구글 입장에선 스마트폰 하드웨어 시장에 대한 욕심, 삼성전자 입장에선 갤럭시 점유율 하락 등 위기로 서로 서서히 거리 두기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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