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대리점 시장 이렇게 컸나…매출 7조원 넘었다

남정현 기자 2023. 4. 20.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GA설계사 전체의 42%…전속설계사는 27%
보험사, 중·대형GA에 수수료로 7조원 지급

[서울=뉴시스]2022년 말 기준 보험설계사 현황(사진=금융감독원 제공)2023.0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전속설계사들의 GA(법인보험대리점)로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GA업계가 대형사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들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자, 보험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올 들어 자회사형GA의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험설계사는 총 58만9509명으로 GA설계사가 전체의 42.3%, 보험사에 소속된 전속설계사가 27.6%를 차지했다. GA설계사 수는 24만9251명으로 전년보다 0.7% 증가한 데 반해, 전속설계사 수는 16만2775명으로 4.4% 감소했다. 2020년 말 기준 대형GA(설계사 500명 이상)의 수는 61개로 집계됐는데, 이들 회사는 전체의 1.4%를 차지했지만, 소속 설계사(16만2840명)는 전체의 69.9%를 보유했다.

GA는 여러 보험사와 위탁 계약을 체결한 독립적 판매조직으로 보험사와 지휘·감독 관계에 놓여 있지 않다. 보험사를 대신해 보험모집을 하고 보험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2020년 기준 대형GA와 중형GA(100명 이상 500명 미만)가 보험사로부터 받은 수수료 수입은 총 7조1851억원인데 중·대형GA는 전체 시장의 88.4%를 차지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상위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가 지난해 GA에 지급한 총 수수료는 2조4266억원으로 전년(1조8334억원)보다 32.4% 급증했다.

최근 몇 년 새 일부 대형GA는 설계사의 규모가 방대해지고 이에 따라 막강한 영업력을 갖추게 됐다. 결과적으로 보험사와의 협상 테이블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생겼고, 이에 보험사들은 자회사형 GA를 세워 영업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GA의 영향력이 커지며 이곳에 소속된 설계사들이 실질적으로 '1200% 룰'보다 훨씬 더 많은 수수료와 시책(인센티브)을 챙기고 있다. 보험사들은 자사의 원활한 상품 판매를 위해서 타사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A사가 시책으로 800%를 내걸면 B사가 이보다 더 많은 1000%를 제시한다. 이 경우 설계사는 더 많은 시책이 붙은 B사 상품 모객에 더 집중해 월 보험료의 12배가 넘는 수당을 챙겨갈 수 있게 된다. '1200% 룰'이란 보험을 판매한 설계사에게 1년 내 지급하는 수수료와 인센티브의 합이 월 보험료의 12배를 넘지 못하게 한 규제다.

손보업계 1위사 삼성화재는 2016년 3월 지분 100%를 출자해 자회사형GA 삼성화재금융서비스를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수익은 설립 6년 만에 7배 이상 늘어난 77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월 이 회사의 유상증자에 300억원을 출자했다. 삼성화재금융서비스는 현재 내부 수수료, 시상 제도를 개편하는 방식으로 설계사들의 영업을 독려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해상은 2021년 2월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해 자회사형 GA 마이금융파트너를 출범했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지난해 11월 자회사 형GA 삼성생명금융서비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400억원을 출자했다. 최근 대형 GA인 피플라이프 인수를 마무리한 한화생명은 3개의 판매자회사(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라이프랩·피플라이프)를 소유하고 있다. 소속 설계사 규모는 업계 1위로 총 2만5000여명에 달한다.

신한라이프는 2020년 7월 자본금 100%를 출자해 자회사형GA인 신한금융플러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최근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영업부문과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부문 등으로 사업부문 나눠 운영하기로 했다. 신한금융플러스는 출범 이후 온·오프라인 영업모델과 인슈어테크(Insurtech·보험산업에 신기술을 융합한 것) 기반의 영업환경을 구축하고 신한금융지주의 브랜드를 활용해 다른 GA와 차별화된 영업을 추진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가 시책을 조건으로 외려 보험사에 갑의 지위를 누리는 상황"이라며 "최근 1200%룰이 유명무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