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몰아치는 눈보라…슬라바 폴루닌 '스노우쇼', 8년만 귀환

강진아 기자 2023. 4. 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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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달밤, 기차가 기적 소리와 함께 연기를 뿜어내고 광대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한 걸음씩 옮긴다.

애잔한 표정의 광대는 읽고 있던 편지 위에 눈물을 떨군다.

전설적인 광대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가 2015년 이후 8년 만에 내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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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월10일 LG아트센터 서울 개막…지역 투어도

[서울=뉴시스]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공연 사진.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2023.0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겨울 달밤, 기차가 기적 소리와 함께 연기를 뿜어내고 광대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한 걸음씩 옮긴다.

애잔한 표정의 광대는 읽고 있던 편지 위에 눈물을 떨군다. 이내 편지는 눈송이로 변해 어느덧 거세게 소용돌이치는 눈보라가 되어 객석에 몰아친다.

전설적인 광대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가 2015년 이후 8년 만에 내한한다.

오는 5월10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한다. LG아트센터에서만 다섯 차례 공연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1993년 러시아에서 초연한 후 30여년간 전 세계 100개 이상 도시를 돌며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국 올리비에 어워즈, 뉴욕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등 권위 있는 연극상을 받았고 영국 웨스트엔드와 미국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한 작품이다.

[서울=뉴시스]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공연 사진.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2023.0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이 시작되면 노란색 포댓자루 같은 옷을 입고 빨간색 큰 코를 가진 사랑스러운 광대가 등장한다. 마치 무성 영화 속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키는 8명의 광대는 대사 없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짧은 에피소드를 소품과 음악, 조명 등과 어우러져 선보인다.

가장 중요한 테마는 '눈'이다. 관객들은 객석 구석구석에 쌓여있고, 공연 중간에 무대 위로 흩날려 오는 눈을 만나게 된다. 엄청난 눈보라가 되어 객석으로 몰아치는 눈보라는 이 극의 명장면이다.

관객들도 참여한다. 화살을 맞은 광대가 객석으로 뛰어들고, 관객의 물건을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주는 장난을 치기도 한다. 배우는 관객들과 한바탕 눈싸움을 벌이고, 순식간에 객석을 덮어버리는 커다란 거미줄을 같이 치기도 한다. 공연의 끝무렵엔 광대들이 객석을 향해 초대형 풍선 공을 날리고 관객들과 공놀이를 하며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없앤다.

찰리 채플린, 마르셀 마루소와 함께 손꼽히는 광대인 슬라바 폴루닌은 17세 때 마임에 매료돼 광대극을 배우기 시작했다. 1979년 극단 리치데이를 창단하고 연극적 구성과 마임을 가미한 새로운 장르의 광대예술을 개척했다. 1988년부터는 런던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 독자적인 작품을 선보여왔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광대예술가이자 세계 광대 예술의 대부로 불린다.

[서울=뉴시스]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공연 사진. (사진=LG아트센터 서울 제공) 2023.0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슬라바 폴루닌은 LG아트센터 서울을 통해 밝힌 인터뷰에서 "'스노우쇼'는 제 유년 시절의 기억, 특히 러시아의 하얀 눈이 큰 영감을 줬다"며 "어린 시절로의 여행을 보여주고 싶었다. 꿈 많던 유년 시절로 돌아가 그때에만 느낄 수 있었던 알록달록한 색깔의 세상, 솔직한 감정, 작지만 소중한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대가 행복할수록 관객들도 행복해진다. 이 극에서 가장 마법 같은 점은 관객과의 교감"이라며 "대사 없이 표현하는 것이 무대 위의 그 어떤 대사보다도 정직하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시각적 언어로 훨씬 풍성하고 친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역 투어도 나선다. 대전예술의전당(4월30일~5월1일)을 시작으로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5월4일~6일), 대구 수성아트피아(5월24일~5월27일), 울산 현대예술관(5월31일~6월3일)까지 찾아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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