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랠리 속, SK도 LG도 '조용히' 뛰어든 전기차 산업은?
SK, SK시그넷과 에버차지 '투톱' 북미 충전 시장 노려
LG, 애플망고 인수 후 경쟁사 사업부도 인수해 덩치 키워
GS, 국내 충전기 점유율 1위…LS, 기술력 내세운 '韓ABB'
"통신 서비스처럼 대규모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가장 먼저 관심은 이차전지(배터리)에 집중된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전기차 시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충전 인프라 사업 투자에 나섰다. 특히 충전 인프라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M&A(인수합병)를 통한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공용 충전기 인프라는 중국이 가장 앞섰다. 전 세계 급속충전기의 83%, 완속충전기의 56%가 중국에 집중됐다.
미국과 유럽은 친환경 산업에 가장 관심을 기울이며 전기차 도입에 적극적이지만, 충전 인프라 구축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컨설팅전문기업 롤랜드버거(Roland Berger)의 조사를 보면 2021년 말 기준 충전기당 전기차 수인 '차충비'는 중국이 2.71로 가장 높고 △미국 1.15 △스페인 1.13 △프랑스 0.66 △일본 0.25 등이다.
우리나라의 차충비는 2 수준. 하지만 수도권과 광역시에 충전 인프라가 몰려있고, 충전 장소는 휴게소와 공공기관에 집중됐다.
따라서 충전 인프라 시장의 성장은 전기차 시장과 비례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30% 안팎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
충전은 속도에 따라 크게 완속과 급속으로 나뉜다.
완속충전은 일반 전력계통인 교류(AC) 전력으로 충전하는데, 배터리는 직류(DC)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기차 내부에서 교류를 직류로 변환해야 한다. 따라서 배터리 용량의 10%를 충전하는 데 1시간이 소요된다. 충전 속도는 느리지만,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반면 급속충전은 교류를 직류로 전환하는 장치로 전기차를 충전한다. 1시간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지만, 전력제어 기술 등이 필수다. 현재 기술적으로 스위스의 ABB가 가장 앞섰다는 평가다.
충전 인프라 산업은 주유소나 통신 산업과 비슷한 특징을 갖는다. 부지를 확보해 충전 시설을 관리‧유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력제어나 스마트그리드 등의 기술도 필요하다. 따라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자본력과 파트너십이 중요해 대기업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SK △LG △현대차 △GS △LS △롯데 △한화 △신세계 등이 충전 인프라 사업에 뛰어들었다.
SK는 충전기 생산기업 'SK시그넷'과 충전 사업자인 '에버차지'를 중심으로 충천 인프라 사업에 적극 나선다.
SK는 2021년 시그넷EV를 2930억 원에 인수해 SK시그넷으로 이름을 바꾸고 초급속 충전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 3천억 원 이상을 미국의 충전 사업자인 에버차지에 투자해 대부분의 지분을 확보했다. 두 회사를 중심으로 SK는 북미 지역을 노린다.
LG는 지난해 EV충전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한데 이어, 완속 및 급속충전기의 원천 기술을 보유한 '애플망고'를 GS와 함께 인수했다. LG전자가 애플망고 지분의 60%를, GS에너지와 GS네오텍이 각각 34%와 6%를 보유했다. 인수 금액은 1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LG는 애플망고를 통해 급속 충전기 시장의 경쟁자였던 '스필'의 충전사업부도 인수해 덩치를 키웠다.
GS는 지난해 11월 충전 인프라 기업인 '차지비'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5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충전 인프라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인수금액이다. GS는 차지비와 GS커넥트를 합해 국내 충전기 설치 점유율 1위다.
LS는 한국의 'ABB'로 불리는 LS일렉트릭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SST(솔리드스테이트 변압기) 개발한 기술력을 자랑한다. SST는 전력반도체를 적용해 직류와 교류 간 변환이 가능하고 별도의 전력변환장치가 필요 없어 설치 면적은 40%, 무게는 50% 이상 줄였다.
이처럼 각축전 양상을 보이는 충전 인프라 산업은 이동통신 산업의 초기와 비슷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충전 인프라 산업에 대해 "통신 서비스처럼 대규모 사업자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적기 투자와 차별화 솔루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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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성주 기자 joo50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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