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스에서 춤추고 NFT로 한정판 그림 사고" 요즘은 이렇게 기부합니다
이수정 이포넷 대표 "기부가 가진 옛 이미지에 안타까움 느껴…기술 활용해 '재미' 덧입힐 것"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인스타그램 릴스에 춤 업로드, 메타버스에서 티셔츠를 구매, 걸음 수 측정'
얼핏 보면 하나로 묶이지 않는 이 행동엔 공통점이 있다. 흔한 일상 행위가 기부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참여 방법 또한 간단하다. 블록체인 플랫폼 '체리'에 들어가서 신청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체리는 2019년 12월에 공식 출시된 국내 최초 블록체인 기부 플랫폼이다.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신기술을 활용해 재정적 후원 및 봉사활동에 그치던 기부를 여러 참여 캠페인으로 구현했다. 2023년 4월 기준 후원횟수 13만 건, 누적 후원액 8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호응도 좋다.
체리를 만든 '이포넷'은 1997년 10월 설립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기업이다. 조달청 나라장터의 전자문서화, 주요 소프트웨어 번역 등을 주로 담당했지만 2016년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IT 인프라에 신뢰성, 투명성을 더해주는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시스템에 편리함을 더해주는 이포넷의 업무와 유사하다는 점이 이유였다.
이수정 이포넷 대표는 "20년 넘게 기부단체 일을 도우면서 단체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가 자금 모집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이론상 모든 거래 기록이 공개 가능해 투명성과 신뢰성이 담보된다. 이같은 특징을 기부에 적용하면 지속가능한 기부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시작된 체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맞물리며 급격히 성장했다. 거리 모금, 오프라인 행사 등 전통적인 기부 행사가 감염병 때문에 불가능해지며 온라인 모금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체리의 대표적 기부캠페인 중 하나인 걷기 행사도 이때 탄생했다. 앱에 마련된 캠페인 중 하나를 선택해 지정 장소에 모여 걷는 등 미션을 수행한 뒤 이를 인증하면 된다.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개인 또는 후원기업 이름으로 기부가 진행된다. 대기업, 유튜버 등 개최 주체도 다양하다.
가장 주목을 받은 프로그램은 댄스 챌린지다. 앱을 열고 챌린지 음악에 맞춰 춤을 춘 뒤 영상을 SNS에 업로드하면 된다. 후발주자를 태그해 지목하는 형식으로 챌린지를 이어나가면 주최 측에서 건당 일정 금액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기부가 이뤄진다. 인스타 릴스 등 2030이 주로 활용하는 SNS 플랫폼을 활용해 젊은층의 호응도 좋다.
지난해부턴 NFT,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접목한 기부 방식에도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에서 '사랑의 열매 체리랜드'를 만든 것이 대표 사례다. 체리랜드에서 아바타가 입는 티셔츠를 구매하거나 공 던지기 이벤트 등에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기부에 참여하는 식이다.
NFT 특성을 활용한 기부 이벤트도 돋보인다. 고유 식별 번호가 부여돼 대체 불가능한 속성을 지닌 NFT 원본을 판매 후 수익금 일부를 후원하는 식이다. 지난해엔 '코인맨' 캐릭터로 유명한 김일동 작가가 참여해 작품 'Gate : 通路(통로)'의 원본 NFT 판매 후 수익금 절반을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사랑의열매와 같이 진행한 '그린열매 NFT 나눔캠페인'도 독특한 기부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랑의열매 마스코트를 활용한 NFT 증서를 한정수량으로 발매해 기부 동참을 유도하고 향후 해당 NFT를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재판매 시 판매수익금의 일부(30%)가 자동 후원되도록 설정하는 방식을 적용해서다.
기부 방식 전환 후 가장 큰 장점은 2030 위주로 참여자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포넷에 따르면 오프라인 기부의 경우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 정도다. 하지만 체리의 경우 이용자의 절반가량이 2030이다. 이 대표는 "기부 단체들이 플랫폼 사용 전후로 참여자가 10배 가까이 늘었다는 말을 할 때마다 자긍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기부 플랫폼 사업이 활성화되자 이포넷은 지난해 12월 체리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하고 온라인 앱 서비스 운영주체를 체리로 변경했다. 현재 사업을 체리기부사업부와 체리월드사업부로 나눠 운영 중이다. 전자는 모금 플랫폼 운영, 후자는 블록체인, NFT 등 기부와 신기술 결합 및 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체리는 기부의 일상화를 목표로 다양한 온라인 기부 모델 수립에 전념할 예정이다. 최근 관심을 기울이는 건 키오스크 기부다. 키오스크에 카드를 넣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음식을 구매할 수 있는 것처럼 기부도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일상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체리의 꿈이다. 지난 주엔 키오스크 설비 관련 업체 등과 MOU를 맺고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기술 그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다. 결국은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좋고 나쁘고가 결정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기술 발전이 선한 영향력에 앞장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체리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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