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는 현대해상, 쫓기는 삼성화재… 세대별 특화보험 전쟁, 승자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보험상품을 둘러싼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현대해상이 삼성화재를 쫓고 삼성화재가 현대해상이 쫓기는 형국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삼성화재는 30대 전용 건강보험인 내돈내삼에 전이암(가입금액 2000만원), 특정암진단비(2000만원) 특약을 포함해 10대 주요암진단비를 신설한다. 또한 진단비에만 있던 체증형(60세 시점부터 가입금액이 2배로 늘어나는 것) 보장을 상해, 질병 입·통원 수술비에도 넣는다.
삼성화재는 보장을 강화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보험 시장에서 경쟁사들의 추격을 뿌리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장기보험 시장에서 실적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세대별 맞춤형 보험은 각 세대별로 유용한 특약을 모아 일반 보장성 보험보다 10% 이상 저렴하게 구성한 것이다. 보험사들은 장기보험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세대별 맞춤형 보험에 관심을 두고 있다. KB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가 어린이보험 가입 가능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확대하는 것과 달리 삼성화재, 현대해상은 30대, 40대에 특화한 보험을 내놓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장기보험은 통상적으로 계약기간이 3년 이상인 상품으로 어린이보험과 암보험, 건강보험 등이 해당한다. 장기보험은 계약기간이 길고 보험료가 높은 고수익 상품이다. 장기보험 시장에서 1위는 삼성화재, 2위는 현대해상, 3위는 DB손해보험 등 순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삼성화재가 10조8677억500만원, 현대해상이 9조7619억7700만원, DB손해보험은 9조5771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엔 삼성화재가 10조6112억4000만원, 현대해상이 9조1921억8600만원, DB손해보험이 8조9910억2600만원이었다.
손해보험사들 입장에서는 장기보험 시장에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위한 묘수가 필요한 셈이다. 이 가운데 세대별 맞춤형 상품은 인구구조 변화와 디지털경제 확산에 따라 보험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더욱 다양화하면서 손해보험사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2022년 보험산업이 주목할 환경 변화' 보고서에서 소비자의 전반적인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향상되고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경제가 앞당겨짐에 따라 보험상품 및 서비스에서 맞춤형·편의성·신속성에 대한 소비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보험업계는 세대별 맞춤형 전략에 분주한 모습이다.
실제 지난 10년 동안 고령층의 보험가입은 크게 늘어난 반면 중년층(30대, 40대)의 신규 유입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개인형 생명보험상품의 연령대별 연평균 신계약건수 증가율은 60세 이상(19.8%), 50대(5.6%), 40대(-3.3%), 30세 미만(-5.5%), 30대(-7.2%) 순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중년층에 특화한 상품을 판매, 해당 수요층을 흡수하면 장기보험 시장에서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지난 18일 현대해상은 2030세대에 특화해 가성비를 높인 '#굿앤굿2030종합보험'을 출시했다. 암·뇌·심장 3대질환을 비롯한 중대질병 등 핵심 보장 위주로 가입할 수 있으며 운전자 관련 보장과 배상책임 담보를 추가했다.
삼성화재 경우 지난 2월 30대 전용 건강보험 신상품 '내돈내삼'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30세부터 40세까지만 가입할 수 있고, 90세 또는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60세부터 가입 금액의 2배를 보상하는 체증 구조가 적용된다. 이는 암(유사암 제외) 진단비, 뇌혈관질환 진단비, 허혈성 심장질환 진단비 등 3가지 특약에 해당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20대와 30대는 보험사들이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연령층"이라며 "해당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들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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