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첫 TF 회의…상담 시작되지만 우선매수권 등 갈길 멀어

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2023. 4. 2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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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주재 범부처 TF 1차 회의 개최…尹대통령 지시 '경·공매 유예' 추진
변호사·심리학자 등 전문가 찾아가는 상담서비스도 곧 개시
피해자 원하는 우선매수권·선보상 후구상 등은 넘어야 할 산 많아
인천=황진환 기자


정부가 인천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사건을 계기로 관련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 하루 만에 금융당국이 전세사기에 이용된 주택의 경매와 공매 유예를 위해 협조 공문 발송에 나섰다.

다만 실제로 채권을 가진 기관들이 경·공매 유예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인 데다 피해자에 대한 우선매수권 부여 등 현재 논의 중인 사안들에 대한 결론을 미리 낼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 또한 제기되고 있다.

전세사기 범부처 TF 첫 회의…尹대통령 지시한 경·공매 유예에 방점


정부는 19일 전세사기 피해지원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했다.

기존의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법무부 중심에서 경제 컨트롤타워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기재부와 더불어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국세청 등 정부부처를 비롯해,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등 각종 금융기관들이 동참하게 됐다.

기재부 1차관의 주재로 이날 열린 범부처 TF 1차 회의에서는 전날 윤 대통령이 지시한 전세사기 피해자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경·공매 유예 실행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피해자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해 연이어 사망 사건이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의 경우 전세사기 피해 세대가 2479세대인 것으로 파악이 되는 등 전수조사가 마무리된 만큼 우선적으로 20일부터 금융권이 보유하고 있는 대출분에 대해서 경매를 유예하도록 금융위와 금감원이 협조공문을 보내는 등 조치에 나섰다.

TF는 민간 채권관리회사(NPL) 등에 매각된 경우 경매절차 진행을 유예하도록 최대한 협조를 구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추가 대책을 마련하기로 하는 등 경·공매 유예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주무부처 국토부, 변협·심리학회 지원 통한 찾아가는 심리상담 서비스 착수

국토부, 전세사기 관련 기자간담회 개최. 연합뉴스

이번 사태의 주무부처인 국토부도 즉각 추가 조치에 돌입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서울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변호사협회, 한국심리학회로부터 각각 100명의 전문가를 지원받아 전세사기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는 상담서비스를 수일 내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심리 상담을 받지 못한 채 극단적인 선택에 나선 피해자들이 여럿 나온 만큼, 피해자들이 답답해하는 부분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소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변협과 심리학회에서 지원을 받은 자문지원단 외에 피해지역으로 변호사, 상담전문가, 지원센터 전담인력들이 탑승한 이동상담 버스를 20일부터 바로 투입하기로 했다.

희생자가 나왔고, 실태 파악도 마무리 된 인천 미추홀구에 우선적으로 시행하되, 다른 지역들도 지방자치단체의 피해상황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동상담 버스를 비롯해 가정방문, 전화통화 등을 통해 매일 점검하며 추가 피해를 예방할 방침이다.

우선매수권·선보상 후구상 등 피해자 원하는 지원방안은 논의 필요…이르면 내주 추가 대책 발표 전망

연합뉴스

다만 이같은 추가 조치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측이 적극 요구하고 있는 피해주택 경·공매 시 우선매수권 부여나 정부 재정을 우선 투입한 선(先)보상 후(後)구상 등의 방안은 실현이 쉽지 않거나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매수권의 경우 유사한 제도들이 운영되고 있어 이를 토대로 위헌을 피한 제도를 마련할 수는 있지만 금융기관, 법원, 국회가 모두 공감대를 형성해 국회에서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우선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추후 이를 돌려받는 선보상 후구상에 대해서는 피해자 간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원 장관은 "채권의 50%나 70% 수준의 손실을 확정시키는 것을 피해자들이 원하는지를 들어가 보면 다 생각이 다르다"며 "사기 범죄로 인한 피해금액을 국가가 다 반환을 해주고 이를 세금으로 떠안으라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법부 뿐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동의까지도 필요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은 난항에도 불구하고 대안 마련을 위해 이번 주말까지 매일 범부처TF 회의를 열고 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며, 이르면 다음 주 추가 대책이 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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