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실적시즌 미 증시 '방향성 찾기'…넷플릭스 3.2%↓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또 혼조를 보였다. 3대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공포가 여전한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실적을 소화하며 방향성 찾기에 분주했다.
1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3%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01% 떨어졌다. 반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03% 상승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투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곳은 넷플릭스와 모건스탠리였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는 실적이 예상을 밑돌면서 주가는 3.2% 가까이 떨어졌다. 넷플릭스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가입자 수가 175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230만명)를 크게 밑돈 수치다. 1분기 매출액 역시 81억6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81억8000만달러)를 하회했다.
넷플릭스는 또 야심차게 꺼내 든 ‘계정 공유 차단’ 확대를 2분기로 연기했다. 한 집에 살지 않는 회원들 간 계정 공유를 차단하면서 신규 가입자를 늘리겠다는 취지였는데, 캐나다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한 결과 기대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주주 서한에서 “일부 시장에서 계정 공유 차단에 나선 이후 ‘취소 반응’이 나타났다”며 “이는 가입자 증가에 단기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공개했다.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70달러로 전망을 상회했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4대 대형은행과 마찬가지로 은행권 혼란 속에서 호실적을 거둔 것이다. 다만 인수합병(M&A) 수수료를 포함한 투자은행(IB) 부문 수익은 1년보다 24% 감소했다. 골드만삭스처럼 금융시장 위축에 따른 투자금융 실적 악화가 현실화한 셈이다.
이에 이날 모건스탠리 주가는 장 초반 하락했다가, 장중 소폭 오르며 0.7% 가까이 상승 마감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M&A, 기업공개(IPO) 등이 여전히 매우 침체돼 있다”고 했다.
3대 지수는 쏟아지는 기업 실적에도 별다른 반응 없이 보합권을 맴돌았다. 자산운용사 아스피리언트의 샌디 브라가 최고고객책임자(CCO)는 “지금까지 이번 어닝 시즌은 정말로 따분했다”며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 게 확실히 나타나기는 했지만 시장은 별로 반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의 에마뉘엘 카우 분석가는 “월가는 이번 실적에서 수익성 악화 가능성에 대한 신호를 찾으려 하고 있다”면서도 “1분기 실적은 상황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일단 이날 장 마감 직후 실적을 공개하는 테슬라를 주목할 전망이다.
이 와중에 연준 긴축 우려는 더 높아지며 3대 지수 약세 압력을 키웠다. 무엇보다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밖 폭등한 게 투심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0.1% 상승했다. 올해 2월(10.4%)보다 상승률은 소폭 둔화했지만, 시장 예상치(9.8%)는 큰 폭 웃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 역시 0.8%로 예상치(0.5%)를 상회했다.
영국 국가통계국(ONS)의 그랜트 피츠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 연료 가격의 하락으로 전월보다 상승률은 소폭 둔화했지만 여전히 식료품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빵과 곡물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채권금리 상승).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286%까지 뛰었다. 전거래일과 비교해 9bp(1bp=0.01%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639%까지 올랐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올릴 확률을 83.4%로 보고 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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