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안 된 초보자&오래된 숙련자, 사망 위험 ↑ [경기도 근로자 재해실태 보고서_4]

이호준 기자 2023. 4.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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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망 연령 ‘60세 이상’ 가장 많고... ‘6개월 미만’ 초보 근로자도 43% 달해
경력 많으면 안전불감·질병인 경우 ↑... 근속연수 짧으면 대체로 미숙이 원인

4. 얼마 안 된 초보자&오래된 숙련자, 사망 위험 ↑

‘초보자’는 일이 미숙해서, ‘숙련자’는 고령 및 안전 불감 등에 의해서 각각 사망 위험이 높은 실정이다.

경기도내 사망 근로자를 분석한 결과 근속연수가 짧고 연령대는 높을수록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일보 K-ECO팀은 2022년도에 한해 근속기간에 따른 경기도의 사망 근로자(업무상 사고 및 질병 모두 포함) 현황을 분석해봤다. 이때 원자료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제공받았다.

먼저 지난해 경기도내 사망 근로자를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이 198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뒤이어 ‘55~59세’가 87명, ‘50~54세’가 78명으로 후순을 차지했다.

기본적으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사망자가 많은 모습이다. 다음 순서 역시 ▲‘45~49세’ 53명 ▲‘40~44세’ 37명 ▲‘35~39세’ 16명 ▲‘30~34세’ 17명 ▲‘25~29세’ 10명 ▲‘18~24세’ 4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 통계를 다시 근속기간에 따라 나누면, 전연령대에서 ‘6개월 미만’의 사망 근로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500명 중 215명(43%) 상당이다.

특히 ‘18~24세’의 경우 4명 중 3명(75%)이 일을 시작한 지 반 년도 채 안 된 상태로 숨을 거둬야만 했다. ‘60세 이상’도 절반에 가까운 45.4%(90명)가, ‘55~59세’도 43.6%(38명)가 6개월 미만의 저연차 근로자였던 것으로 분류됐다.

이런 가운데  주목할 만한 점은 ‘10년 이상’의 고숙련자도 죽음을 면치 못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45~49세’, ‘50~54세’, ‘60세 이상’의 경우 근속연수가 10년이 넘었던 근무자들이 6개월 경력의 근무자들 다음으로 많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30~34세’, ‘55~59세’에서는 근속기간이 5년 이상~10년 이하인 근로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죽었다.

전체적으로 근속연수가 짧으면 사망 요인이 ‘사고’인 사례가 많았고, 근속연수가 길면 ‘질병’인 사례가 많았다.

이를 다르게 얘기하면, 초보자는 나이와 무관하게 상대적으로 사고에 노출돼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 된다. 또 숙련자는 나이가 들수록 고령 및 안전불감 등에 의해 질병에 노출돼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정우준 노동건강연대 사무국장은 “사고 사망자와 질병 사망자를 완전히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질병 사망자의 경우 입증이 굉장히 어렵다. 대기업 정규직 등은 오랜 근속에 대한 자료가 있어 ‘질병 사망’을 인정 받을 수 있지만, 하청업체 근로자들은 불연속적으로 일하기 때문에 동일 작업을 해도 ‘질병 사망’ 인정이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따라서 통계상의 질병 사망자는 고숙련, 고연령대 근로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사무국장은 건설·제조업계 현장의 50~60대 남성 근로자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안전 장비나 교육 없이 값 싸게 현장에 투입됐다가 취약한 현장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며 “중년 남성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자리 자체가 위험하고 힘든 일 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병 사망과 사고 사망은 확연히 다르다. 근속연수가 짧은 사람들에게 사고 사망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ECO팀


※ ‘K-ECO팀’은 환경(Environment), 비용(Cost), 조직(Organization)을 짚으며 지역 경제(Economy)를 아우르겠습니다.

※ 해당 기사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2022년 산업재해현황 데이터(사망자)’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기사상의 지역 구분은 행정구역별이 아닌 지방고용관서(고용노동부 지청)별 구분임을 밝힙니다.

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이은진 기자 ejlee@kyeonggi.com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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