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식시장의 일본화를 막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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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는 최근 10년만 놓고 보면 국내 증시보다 훨씬 양호한 상승률을 보였다.
일본 사례를 통해 우리는 국내 증시의 취약점을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보다 주식 상승률이 훨씬 양호했고, 자국 내 투자 수요 역시 좋은 일본조차 증시 규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즉, 일본 증시보다 여건이 나쁜 국내 증시는 여러 악재에 더욱 취약한 상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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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는 최근 10년만 놓고 보면 국내 증시보다 훨씬 양호한 상승률을 보였다. 닛케이225지수 기준으로 지난 2012년 말 대비 약 200% 가까이 올랐으니 같은 기간 20% 남짓 오른 코스피지수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렇게 된 데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기간 동안 일본 공적연금(GPIF)과 일본은행의 줄기찬 매수세와 시장 개입 효과가 가장 컸다. 주목할 점은 이 기간 정작 일본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은 인위적인 상승에 편승하기보다 해외 투자를 확대했다는 것이다.
일본 내부에서는 자국 증시를 일컫는 표현으로 '오와콘'(オワコン·한물간 콘텐츠)이란 유행어를 쓴다고 한다. 일본 증시는 '한물갔다'는 의미로 인위적인 증시 부양이 끝나면 상승세가 멈출 것이라는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와 대조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를 저평가 상태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서구 국가 대비 부족한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일본 기업들은 충분한 주주환원 확대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결산 일본 상장법인 약 2300개사 가운데 39%인 900개사가량이 전년 대비 배당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에서 소위 '기시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쇼크 시즌 1, 2'라고 불리는 정부발 악재로 인한 충격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가 금융소득세 강화와 민간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제를 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특히 자사주 매입 규제는 기업들이 증시에 돈을 쓰기보다는 임금을 인상하라는 시그널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충격이 커서 정부도 일단은 입장을 후퇴한 상태다.
일본 사례를 통해 우리는 국내 증시의 취약점을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보다 주식 상승률이 훨씬 양호했고, 자국 내 투자 수요 역시 좋은 일본조차 증시 규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즉, 일본 증시보다 여건이 나쁜 국내 증시는 여러 악재에 더욱 취약한 상태일 것이다.
최근 주주환원 확대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의 투자 여력 축소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주주환원 확대를 이제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볼 때 너무 섣부른 지적이 아닐까. 상장기업들이 그동안 축적해 온 잉여자본과 늘어난 개인투자자 수,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 개선 필요성 등을 생각할 때 지금은 증시 부양에 중점을 두는 것이 더 옳다.
한국 증시의 주주환원율이 이제 겨우 30%를 넘어서는 수준이라는 점도 주주환원 확대가 필요한 이유다. 선진국들의 평균 주주환원율이 7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는 우리와 다른 점도 물론 많지만 어쩌면 우리 미래가 될 수도 있다. 경제 측면에서는 양국 기업들이 해외 중심 설비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과 세계 경제 불황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는 점이 유사하다. 인구 절벽 같은 사회적 측면의 공통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공통된 문제로 인해 국민들이 국내 증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될까 우려된다. 일본처럼 외국인투자자만 국내 주가 상승의 수혜를 누리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여러 공통점을 가졌지만 그들의 무기력증을 공유하진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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