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북새통… 코로나·독감·아데노 동시 유행

김경은 기자 2023. 4. 2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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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호흡기 질환 기승

코로나와 아데노 바이러스,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19일 기준 코로나 확진자는 1만6508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2508명 늘었다. 6일 연속 증가세이고 지난 2월 8일(1만7920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수도권에서만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1만명을 넘었다. 반면 코로나 주간 치명률은 30주 만에 최저인 0.06%(3월 5주차)를 기록했다. 재감염자가 많고 백신 효과 등으로 코로나 항체가 생겨 걸려도 덜 아프다고 한다. 코로나가 엔데믹(풍토병)으로 변하는 과정이다. 정지원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러나 60세 이상 확진자가 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베트남의 경우 수도 하노이에서 확진자가 일주일 사이 7배 증가하면서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했다.

팬데믹 기간 잠잠했던 아데노 바이러스와 독감(인플루엔자)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데노 바이러스는 영·유아, 독감은 등교한 청소년들이 많이 걸리는 추세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최모(39)씨는 “딸이 유치원에서 아데노 바이러스에 걸렸는데 가족이 다 옮았다”며 “동네 병원에 문 열기 전에 갔는데도 두 시간 넘게 기다렸다”고 했다.

아데노 바이러스는 기침과 고열이 특징이다. 눈이 가렵고 충혈되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심하면 폐렴으로 악화한다. 감염자의 재채기나 기저귀 접촉 등으로 옮을 정도로 전염성이 매우 높다. 수영장 물로도 전염된다. 집단 발병이 많아 학교와 유치원 등은 주의해야 한다. 아데노 바이러스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2~5일 안에 회복되지만, 결막염이나 고열 등이 심하면 항생제가 포함된 안약을 처방받거나 해열제를 복용해야 한다.

독감도 말썽이다. 보통 겨울에 정점을 찍지만 올해는 코로나 방역 완화와 3월 개학 등이 겹치면서 봄철 독감 환자가 예년보다 3배쯤 늘었다. 심하면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 등)를 처방받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이 완화하면서 호흡기 바이러스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방역으로 바이러스 노출이 줄어들며 전반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여러 바이러스와 접촉하자 감염이 쉽게 일어나는 ‘면역 빚(immune debt)’ 현상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병균을 주고받으며 면역력을 기르는 게 정상인데 거리 두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결과적으로 감염성 바이러스가 창궐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봄철 야외 활동이 늘면서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호흡기 질환이 유행할 때는 코로나 때처럼 마스크를 쓰고 손 세정제 등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다”며 “평소 물을 많이 마시고 무리한 신체 활동은 줄여야 한다”고 했다. 외출 후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과 눈, 얼굴 등을 씻는 것도 예방법이다.

한편 엠폭스(원숭이두창) 환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환자 2명이 추가로 발생해 누적 확진자는 18명이 됐다. 최근 확진자는 해외여행을 하지 않은 지역 감염자들이다. 피부 접촉을 통한 ‘조용한 전파’가 계속 이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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