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장소-상황에 맞는 음악 구성, AI보다 사람이 낫죠”
김태언 기자 2023. 4.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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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봄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그리던 봄비가 그리움 되어 내릴 때'.
멜론, 벅스, FLO 등 국내 주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터'가 이를 담당한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자들은 플레이리스트 단위로 음악을 많이 듣는다.
이준규 FLO 큐레이션팀장은 "사람의 손을 거치면 비슷한 유형의 곡으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해당 플레이리스트만의 스토리, 즉 기승전결을 살리는 건 아직은 인간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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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 선정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터’
“자동화 추천, 한 분야 편중 우려
‘1 5번 트랙’ 선곡이 가장 중요”
“자동화 추천, 한 분야 편중 우려
‘1 5번 트랙’ 선곡이 가장 중요”
‘촉촉한 봄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 ‘그리던 봄비가 그리움 되어 내릴 때’.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린 18일 오전, 각종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라온 플레이리스트 제목이다.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곡은 에픽하이의 ‘우산’,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 PATEKO의 ‘Rainy day’ 등 봄, 비와 관련된 노래였다. TPO(시간·장소·상황)에 딱 맞는 음악 구성이다.
추천곡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고를까. 멜론, 벅스, FLO 등 국내 주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터’가 이를 담당한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자들은 플레이리스트 단위로 음악을 많이 듣는다. 멜론은 2020년 12월을 기점으로 플레이리스트 내 스트리밍 수가 멜론 메인 차트 내 스트리밍 수를 넘어섰다. FLO는 메인 화면에서 실시간 차트를 없애고 플레이리스트 서비스를 올릴 정도다. 벅스는 플레이리스트 유튜브 채널 ‘essential;’을 운영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동화 서비스도 가능한데, 왜 사람이 직접 고르는 시스템도 함께 운영할까.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터는 ‘감성’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승엽 멜론 뮤직콘텐츠기획운영팀 매니저는 “자동화 추천은 청취 이력을 기반으로 하기에 익숙하지만 특정 분야로 편중되기가 쉽다”며 “사람이 고른 곡은 이런 점을 보완해준다”고 했다. 이준규 FLO 큐레이션팀장은 “사람의 손을 거치면 비슷한 유형의 곡으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해당 플레이리스트만의 스토리, 즉 기승전결을 살리는 건 아직은 인간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플레이리스트 주제는 당대 사회,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다. 최근 화제가 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플레이리스트의 핫한 주제였다. 리스트 제목에 드라마 속 유명 대사인 “연진아, 나 지금 너무 신나”를 인용하는 식이다. J-pop이나 하이틴, 성격유형지표(MBTI)도 주요 키워드로 활용된다. 이승엽 매니저는 “음악계 거장이 별세하거나 그래미 같은 주요 시상식이 열리는 날은 해당 거장과 수상자들의 곡을 주로 고른다”고 말했다.
선곡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이들은 공통적으로 ‘1∼5번 트랙’을 꼽았다. 첫 곡을 단 10초만 듣고도 이탈하는 사용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벅스 큐레이션팀 관계자는 “첫 번째 곡은 플레이리스트의 첫인상이고, 두 번째 곡은 주제에 대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했다. 이어 “해당 위치에 대중적인 음악만 배치하는 건 아니다. 주제에 맞는 곡, 전체적인 균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터의 영역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벅스, 멜론은 일정한 심사를 거쳐 일반인 큐레이터를 선발하고 있다. FLO는 누구나 원하면 음악 선별이 가능하도록 했다.
“워낙 다양한 음악이 존재하잖아요. 사용자에게 ‘나중에 한 번 더 꺼내 들어야지’라는 느낌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음악에 대한 애정이 클수록 큐레이션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죠.”(이준규 팀장)
“정기적으로 기존 플레이리스트에 곡을 추가하는 것도 중요해요. 하나의 플레이리스트가 브랜드가 되는 거죠.”(이승엽 매니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린 18일 오전, 각종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라온 플레이리스트 제목이다.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곡은 에픽하이의 ‘우산’,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 PATEKO의 ‘Rainy day’ 등 봄, 비와 관련된 노래였다. TPO(시간·장소·상황)에 딱 맞는 음악 구성이다.
추천곡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고를까. 멜론, 벅스, FLO 등 국내 주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터’가 이를 담당한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자들은 플레이리스트 단위로 음악을 많이 듣는다. 멜론은 2020년 12월을 기점으로 플레이리스트 내 스트리밍 수가 멜론 메인 차트 내 스트리밍 수를 넘어섰다. FLO는 메인 화면에서 실시간 차트를 없애고 플레이리스트 서비스를 올릴 정도다. 벅스는 플레이리스트 유튜브 채널 ‘essential;’을 운영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동화 서비스도 가능한데, 왜 사람이 직접 고르는 시스템도 함께 운영할까.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터는 ‘감성’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승엽 멜론 뮤직콘텐츠기획운영팀 매니저는 “자동화 추천은 청취 이력을 기반으로 하기에 익숙하지만 특정 분야로 편중되기가 쉽다”며 “사람이 고른 곡은 이런 점을 보완해준다”고 했다. 이준규 FLO 큐레이션팀장은 “사람의 손을 거치면 비슷한 유형의 곡으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해당 플레이리스트만의 스토리, 즉 기승전결을 살리는 건 아직은 인간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플레이리스트 주제는 당대 사회,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다. 최근 화제가 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플레이리스트의 핫한 주제였다. 리스트 제목에 드라마 속 유명 대사인 “연진아, 나 지금 너무 신나”를 인용하는 식이다. J-pop이나 하이틴, 성격유형지표(MBTI)도 주요 키워드로 활용된다. 이승엽 매니저는 “음악계 거장이 별세하거나 그래미 같은 주요 시상식이 열리는 날은 해당 거장과 수상자들의 곡을 주로 고른다”고 말했다.
선곡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이들은 공통적으로 ‘1∼5번 트랙’을 꼽았다. 첫 곡을 단 10초만 듣고도 이탈하는 사용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벅스 큐레이션팀 관계자는 “첫 번째 곡은 플레이리스트의 첫인상이고, 두 번째 곡은 주제에 대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이라고 했다. 이어 “해당 위치에 대중적인 음악만 배치하는 건 아니다. 주제에 맞는 곡, 전체적인 균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플레이리스트 큐레이터의 영역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벅스, 멜론은 일정한 심사를 거쳐 일반인 큐레이터를 선발하고 있다. FLO는 누구나 원하면 음악 선별이 가능하도록 했다.
“워낙 다양한 음악이 존재하잖아요. 사용자에게 ‘나중에 한 번 더 꺼내 들어야지’라는 느낌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음악에 대한 애정이 클수록 큐레이션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죠.”(이준규 팀장)
“정기적으로 기존 플레이리스트에 곡을 추가하는 것도 중요해요. 하나의 플레이리스트가 브랜드가 되는 거죠.”(이승엽 매니저)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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