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엑스포 유산 준비하는 부산, 판세 장악하는 카드로

2023. 4.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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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 부지 내에 있는 양곡부두의 신항 이전 민간사업자가 결정됐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부산항 신항 양곡부두 민간투자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KCTC연합체를 선정했다.

양곡부두 이전은 항만 기능 재편에 따른 시설 재배치 차원이지만,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붙임으로써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보다 유리한 국면을 조성한다는 의미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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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항 사일로 역사관 활용 계획 내놔, 사업자 결정 양곡부두 이전도 순항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 부지 내에 있는 양곡부두의 신항 이전 민간사업자가 결정됐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부산항 신항 양곡부두 민간투자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KCTC연합체를 선정했다. ㈜KCTC와 ㈜한양으로 이뤄진 이 연합체는 오는 2027년까지 강서구 가덕도동 남컨테이너부두 서측 전면 해상 7만5000㎡ 면적에 5만DWT 1선석과 19만t사일로, 부두, 호안시설 등을 신설하게 된다. 양곡부두 이전은 항만 기능 재편에 따른 시설 재배치 차원이지만,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붙임으로써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보다 유리한 국면을 조성한다는 의미가 적지 않다.

이달 초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직접 눈으로 확인한 부산 북항 일대는 엑스포 개최 무대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절대 면적이 아직은 다른 경쟁 도시에 비해 작은 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는 북항(340만㎡)의 배 가까운 600만㎡에 달한다. 부지 면적이 엑스포 개최의 절대 요소는 아니겠지만 전시시설과 관람객 수용 규모가 좌우되기 때문에 주요 고려사항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미군 55보급창은 신선대 부두로 이전을 사실상 결정했다. 북항 2단계 재개발은 지난해 정부 예비타당성 검토를 통과해 이미 사업에 탄력을 받은 상태다. 양곡부두 이전 로드맵 확정으로 북항 엑스포 행사장 관련 주요 걸림돌이 대부분 제거되는 셈이다.

부산항 양곡부두는 상당한 역사적 의미를 간직한 곳이다. 양곡부두는 원래 쌀 콩 같은 곡물을 수입하고 수출할 때 쓴다. 사일로는 이때 곡물을 일시 저장하는 시설이다. 부산항에는 1970년대 만들어져 한때 우리나라 곡물 물동량 상당 부분을 감당했다. 현재는 전국 소비량의 13%, 부산 울산 경남의 약 30%를 점한다. 한국이 가난할 때는 원조물자를 받았고, 선진국이 된 지금은 원조물자를 실어보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부산시는 실사단 방문 때 양곡부두 이전 후 남게 될 68기 사일로에 세계박람회 역사전시관과 공적개발원조(ODA)기념관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세계박람회 180년 역사와 데이터를 보존 축적하는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행사장의 사후 활용을 넘어 박람회 정신을 온전히 부산에 구현하겠다는 깜짝 제안이다.

엑스포 유치는 부산과 리야드가 사실상 2파전 양상이다. 두 도시는 각자 확보한 회원국 규모에 자신하지만 여전히 결정을 못한 나라가 많다. 4, 5차 PT를 비롯해 11월 총회까지 많은 변곡점이 남았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만 하면 도심 내 거대한 유휴시설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회까지 함께 열린다. 우리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양곡부두는 곡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전시 대비 1급 시설인 만큼 정부와 관계기관은 신항에 차질 없이 완공해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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