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귀가 말하다 /이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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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사람만 보고, 듣고 싶은 소리만 들으며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시인은 외부의 소리자극이 없어도 귓속에서 윙윙거리는 이명증을 내세워 정치판을 풍자한다.
귀가 두 개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는 많이 듣고 적게 말하라는 이치임을 삼척동자도 알 것인데.
이 땅의 모든 사람이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내면까지 들여다보는 것을 우선시한다면 원인 모를 이명증도 자연치유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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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세상 소리
너무 들어 탈이 났다
눈만 뜨면 웅얼웅얼
눈 감아도 지절지절
듣고만 살기 지쳤나
귀가 자꾸 말을 거네
보고 싶은 사람만 보고, 듣고 싶은 소리만 들으며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세상살이는 보고 싶지 않은 꼴, 듣기 싫은 잡음을 무시로 제공한다. 우리나라는 분단 80년이 가까웠는데도 이념 갈등이 가시지 않고 있다. 마치 잡식성으로 사육된 싸움닭이 요란스럽게 끝장 승부를 벌이는 듯.
시인은 외부의 소리자극이 없어도 귓속에서 윙윙거리는 이명증을 내세워 정치판을 풍자한다. 조선시대 당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야단법석인 정치판에 질렸음을 노골적으로 토로하고 있다. 귀가 두 개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는 많이 듣고 적게 말하라는 이치임을 삼척동자도 알 것인데. 이 땅의 모든 사람이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내면까지 들여다보는 것을 우선시한다면 원인 모를 이명증도 자연치유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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