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단골’ 강경민 “마지막 핸드볼리그… 우승팀 만들고파”

김배중 기자 2023. 4. 2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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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즌중 3번 MVP… 통산득점 3위
2018년 9개월간 코트 떠났다 복귀… 통산득점 톱10중 출전경기수 ‘최소’
내달 3일 준PO 승자와 단판 PO… 내년부터 프로리그로 새 출발
SK 핸드볼 리그 여자부 광주도시공사의 강경민은 최근 네 시즌 동안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세 번 올랐다. 2020∼2021시즌에는 여자부 단일 시즌 최다 득점인 206골을, 2022∼2023시즌에는 역대 2위에 해당하는 195골을 넣는 등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로 우뚝 섰다. 강경민이 정규리그 경기에서 슛을 던지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핸드볼 관계자들에게 SK 핸드볼 리그 여자부 최고 선수를 꼽아 달라고 물으면 광주도시공사 강경민(27·센터백)이라는 답이 가장 많이 돌아온다. 그럴 만도 하다. 강경민은 2019∼2020시즌 개인 처음으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16일 막을 내린 2022∼2023시즌을 포함해 네 시즌 중 세 차례에 걸쳐 MVP로 뽑혔기 때문이다.

첫 MVP 당시 “발표가 잘못 난 줄 알았다”고 했던 강경민은 이번 시즌에도 “활약이 대단했던 선수가 많아서 예상을 못 했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강경민은 이번 시즌 여자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195골을 넣었다. 역대 1위도 강경민이 2020∼2021시즌 MVP로 뽑힐 때 기록한 206골이다.

강경민은 이번 시즌까지 총 875골을 넣어 통산 득점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강경민은 통산 득점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선수 가운데 유소정(27·SK·6위)과 함께 핸드볼 리그 데뷔(2015년)가 가장 늦다. 그리고 출전 경기 수(132경기)도 가장 적다.

경기 수가 적은 건 2018년 11월부터 약 9개월간 코트를 떠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는 핸드볼의 ‘핸’ 자도 쳐다보지 않겠다”며 고향인 인천에서 수영 강사로 일했던 강경민은 “그때를 돌이켜 보면 득이 됐던 것 같다. 운동을 푹 쉬며 아팠던 곳들이 나았고 핸드볼을 향한 마음도 더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강경민이 다시 핸드볼 공을 들게 된 건 광주도시공사 지휘봉을 새로 잡게 된 오세일 감독의 끈질긴 설득 때문이었다. 오 감독은 광주와 인천을 오가며 4개월 가까이 강경민을 설득했다.

결국 코트로 돌아온 강경민이 중심을 잡으면서 ‘꼴찌의 대명사’로 불렸던 광주도시공사도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거듭났다. 2020∼2021시즌 리그 참가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4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최근 두 시즌 동안에는 연달아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강경민은 “이번 시즌은 팀의 주축 4명이 부상으로 한꺼번에 빠져 그저 ‘버티자’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어린 친구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며 우리가 강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줬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강경민은 서아루(27) 송혜수(24) 원선필(29) 한승미(29) 등 부상으로 빠진 동료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안타까워했다.

주장이던 한승미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팀 주장까지 맡게 된 강경민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잘 알기에 정규리그 마지막 날 동생들에게 ‘우승하자’는 말 대신 ‘즐기자’고 했다”면서 “플레이오프에서도 부상당한 동료들의 몫을 대신한다는 생각으로 한발 더 뛰어볼 생각이다. 지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광주도시공사는 정규리그 3위 SK, 4위 부산시설공사가 맞붙는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다음 달 3일 단판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정규리그 1위 삼척시청과 3전 2승제로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핸드볼 리그는 내년부터 프로 리그로 바뀌기 때문에 이번이 세미프로로 치르는 마지막 포스트시즌이다. 강경민은 “핸드볼 리그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민은 다시 핸드볼 코트로 돌아온 2019년부터 “서른까지만 짧고 굵게 핸드볼을 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소속팀은 물론이고 대표팀에서도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강경민의 나이가 서른에 가까워지자 이 다짐을 말리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강경민은 “서른 살에 유럽에 진출한 류은희(33·헝가리 죄리) 언니한테 특히 많이 혼났다”고 웃으며 “‘짧고 굵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장에서 다 쏟아부어 왔던 게 여기까지 온 원동력이 됐던 것 같다. ‘서른까지만 짧게’라는 말은 다시 생각해 보겠다. 다만 핸드볼을 그만할 때까지 ‘굵은’ 모습은 계속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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