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보조금 62조원 ‘반도체법’ 통과… 투자유치는 쉽지 않을 듯
유럽연합(EU)이 미국에 이어 대규모 보조금을 앞세운 ‘반도체법’을 통과시켰다. 역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대만 같은 아시아 국가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18일(현지 시각) 유럽의회는 430억유로(약 62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법에 대한 다자간 협의가 타결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2월 EU집행위원회가 최초로 제안한 반도체법에 대해 유럽의회와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이사회가 정치적 합의를 이룬 것이다. 향후 이 법은 형식적 절차에 해당하는 유럽의회와 이사회의 표결을 거쳐 시행된다. 보조금 수령에 따른 조건 및 최종 법안은 투표 후에 확인할 수 있다.
EU는 반도체법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생산 시장 점유율을 지금의 9%에서 20%로 대폭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럽의 반도체법이 앞서 공개된 미국의 반도체법 만큼이나 업계에 영향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업체 입장에서 완성차 업체가 고객사의 대부분인 유럽은 인기 투자처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 독일 드레스덴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 라인 건설을 계획 중인 TSMC는 반도체 인재 수급의 어려움과 높은 운영 비용 때문에 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인텔은 최근 독일 정부와 보조금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건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투자 계획이 표류 중이다. 삼성전자는 300조원 규모의 경기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계획이 있는 데다 이미 미국에 신규 공장을 짓고 있어 유럽 투자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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