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자립 준비 청년의 홀로서기 지원

경기일보 2023. 4. 2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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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숙 서정대 사회복지과 초빙교수

“아직 다 읽지 못한 책이 많은데....” 지난해 보육원을 나와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자립 준비 청년 A군(18)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메모 글이다. 자립 준비 청년(보호 종료 아동)은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의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돼 홀로 서기에 나서는 청년으로 1년에 약 2천400명이 자립을 시작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자립 준비 청년 중 절반가량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을 정도로 심리적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육시설 출신 청년들의 안타까운 사망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문가, 자립 준비 청년들의 의견을 담아 보완대책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확대 지원하고 있다. 22세까지 5년간 받을 수 있는 월 35만원의 자립수당을 월 40만원으로 상향하고 자립정착지원금도 800만원을 1천만원으로 확대토록 지자체에 권고했다. 의료급여 2종 혜택, 디딤씨앗통장은 24세가 되면 자동으로 본인 계좌 입금, 일자리, 주거지원, 온라인 플랫폼, 전용 콜센터, 법률, 금융교육, 민간기업의 지원 연결 등 개선대책이 시행되고 있다.

홀로 서기에는 심리적 홀로 서기와 경제적 홀로 서기가 함께 돼야 한다. 새로 상향 지원되는 자립지원정착금 1천만~1천500만원(지자체별 다른 지원)은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월 40만원의 지원금으로 교통비, 식비, 책값, 기숙사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 시·도 자립 지원 전담 기관의 전담 인력은 한 사람당 자립 준비 청년 70명을 담당해야 한다. 다른 비슷한 프로그램들처럼 한 사람이 20명 이내로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대학생이 되는 자립 준비 청년에게는 대학생 선배 멘토를, 직장생활을 하는 자립 준비 청년에게는 직장 선배가 멘토가 돼 주는 시스템, 무엇보다 자립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사회적 가족을 만들어 주는 제도가 필요하고 기존 제도에서도 사각지대가 없는지 확인하고 보완해야 한다.

자립 준비 청년 출신 김성민 대표가 이끄는 브라더스키퍼는 자립 준비 청년을 후원하고 정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회적 기업이다. 김 대표는 자립 준비 청년을 위해 한 가정과 한 아이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립 준비 청년은 초·중·고교 시절 사회적 편견에 상처 받아 사회 적응이 더 어렵고 사기나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자기 삶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그럴 때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할 수 있는 어른이 생기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굉장한 용기와 희망을 품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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