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칼럼] 화성시 번창, 그리고 신공항 운명

김종구 주필 2023. 4. 2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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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급증·현대차·재정확대 등
거대 대도시 완성 ‘공항 필요’
자체 역량 충만 ‘공항 불필요’

화성·자립도·공항을 치니 이런 글이 뜬다. ‘화성시는 재정자립도 연속 1위다. 지방자치경쟁력평가 4년 연속 종합 1위다. 2025년 세계 7대 부자 도시 중 4위가 될 것이다(컨설팅사 맥킨지 평가). 화성시는 지역내총생산(GRDP)이 지속적으로 연 1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경기연구원 관계자 전언). 현대차·삼성전자가 있다. 인구 유입이 높아지고 있다.’ 이 내용을 두고 토론할 건 아니다. 글이 가려는 결론만 보면 된다. ‘그러므로 화성시에 공항은 필요하지 않다.’

이런 글에 깔린 논리가 있다. ‘기피시설은 부(富)에서 빈(貧)으로 이동한다’. 틀린 이론이 아니다. 잘사는 서울이 그랬다. 못사는 경기도로 다 밀어냈다. 승화원(1970년), 벽제묘지(1963년), 난지물재생센터(1987년), 음식물류 재활용시설(1996년).... 고양시만 따졌는데도 이 정도다. 경기도 전체에 온 서울 기피시설을 다 꼽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논리로 공항 문제를 보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 화성도 부자다’라고 우겨대는 것이다.

이 ‘우기기’가 언제부턴가 현실이 됐다. 시세(市勢)가 번창하고 있다. 눈앞의 ‘수치’로 증명되는 중이다. 지난 11일이었다. 경기도에서 작은 공포가 있었다. ‘시군 순서 규정 일부 개정 규정’이다. 시·군 서열이 바뀌었다는 발표다. 화성시가 94만명으로 4위다. 성남시를 제쳤다. 수원·용인·고양특례시 다음이다. 6만명만 늘면 특례시 기준에 간다. 2013년 53만명, 2015년 60만명, 2017년 69만명, 2020년 85만명.... 인구 절벽 없는 화성시다.

비교 연(年)이 불규칙하다. 나름 이유를 뒀다. 2013년,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2015년, 국방부가 제10전투비행단 기지 이전을 승인했다. 2017년, 수원시가 민군복합공항 건설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 수원지역 국회의원들이 국토부 장관에게 경기 남부 통합국제공항 유치 건의서를 전달했다. 신공항 관련 굵직한 변화가 있었던 때다. 그렇게 공항 시작 땐 ‘53만’, 지금은 ‘94만’이다. 완전히 딴 도시다.

공교롭게도 이날. 화성시는 또 날았다.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이 있었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들어서는 공장이다. 1994년 이래 첫 국내 완성차 공장이다. 1조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다. 기대 이익 실현은 오래 기다릴 것도 없다. 당장 3년 뒤부터 전기차 15만대가 쏟아진다. 기공식에 온 윤석열 대통령이 화성시를 한껏 띄웠다. “경기 남부를 세계최고의 전기차(화성)·반도체(용인) 클러스터로 만들겠습니다.” 전국 신문이 화성시로 도배됐다.

안 그래도 화성·수원시는 역전되고 있었다. 2023년 예산에서 화성시가 3조1천억원으로 수원시 3조720억원을 제쳤다. 10년 전엔 수원시가 7천112억원 많았다. 재정자립도(세외수입 포함)도 화성시가 58.62%(3위)로 수원시 48.47%(8위)를 압도했다. GRDP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 화성시가 81조8천802억원으로 전국 지자체 1위다. 수원은 33조3천306억원이다. 여기에 동탄 확장, 3기 신도시, 삼성 반도체까지.... 미래도 화성시 편이다.

앞서 기피시설 이동의 법칙을 말했다. ‘부에서 빈으로 이동한다’고 했다. 10년 전 두 시(市)라면 통했다. 하지만 이제 아니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다. 지금 상황에 맞는 논리가 필요하다. -화성은 이제 거대 산업도시다. 교통 인프라도 따라올 거다. 그러니 신공항은 필요 없다-. 공항 반대론이 이럴 거다. -대도시의 완성은 국제공항이다. 세계적 거점도시마다 공항이 있다. 그래서 신공항은 더 절실해졌다-. 공항 찬성론이 이럴 거다.

감히 이 결론을 글쓴이가 내릴 건 아니다. 수원·화성시민에게 열어 둬야 할 일이다. 찬성·반대 주민에게 열어두겠다.

김종구 주필 1964kj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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