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사 씨 마르는 섬마을... 공중보건의 최우선 배치해야
의사 부족 문제는 지난해 인천의 가천대 길병원이 새삼 일깨웠다. 광역시의 상급 종합병원이 의사가 부족해 소아청소년과의 입원 진료를 중단한 것이다. 광역 대도시에서도 이러니 산간 오지나 섬 지역은 어떨 것인가. 실제로 서해 5도 등 인천 섬 지역의 의사 부족이 심각하다고 한다. 그냥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해가 갈수록 충원율이 떨어지는 것이 더 문제다. 과거 섬 지역에 우선 충원해주던 공중보건의조차 부족한 실정이라니.
인천 섬 지역의 주민당 의사 수가 산간 지역인 강원도보다 적다고 한다. 인구 2천118명인 연평도의 보건지소에는 의사가 4명뿐이다. 인구 1천명당 의사 수가 1.8명인 셈이다. 전국 평균은 3.2명이며 강원도도 2.7명이다. 주민 8천573명인 서해 5도의 의사가 18명이니, 1천명당 2.09명 수준이다. 최북단 서해 5도는 인천 등의 대형병원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의사까지 부족하니 위급상황 발생 시 제때 제대로의 대처가 불가능하다. 공중보건의 등 의사 1명이라도 육지로 휴가를 가면 응급 진료 공백 상태가 된다. 주민이 가장 많은 백령도보건지소에는 심·뇌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일반의가 1명만 있다. 고령층이 많은 섬 지역임에도 심·뇌혈관, 고혈압 등의 응급 대처가 비어 있는 것이다.
섬 지역의 의사 절대 부족은 공중보건의 감소가 부채질한다. 최근 10년간 이들 섬에 배치하는 공중보건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보건복지부는 인천 섬 지역의 일반의 공중보건의를 계속 줄여 왔다. 2019년 44명에서 올해는 26명으로, 4년 만에 18명이나 줄였다. 올해도 지난해 29명보다 3명 또 줄었다. 전국적으로 공중보건의 수가 줄어들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 고령화로 진료 수요는 늘어나지만, 의사 충원은 오히려 뒷걸음질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중보건의조차 귀한 섬 지역 실정은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의사 부족 문제를 새삼 실감케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대로 가면 2030년에는 1만4천334명, 2035년에는 2만7천232명의 의사 부족 사태를 예고했다. 의대 정원이 2006년 이후 17년째 3천58명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3년 전 정부는 의대 정원을 10년간 4천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의료계가 집단 휴진, 국가고시 거부 등으로 반발해 무산했다. 전문의 1명을 양성하는 데 11년이 걸린다.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의료계 직능단체는 여느 이익단체들과는 달라야 한다. 문제를 뻔히 쳐다보면서도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자정능력을 잃은 사회다. 의사 씨가 말라가는 섬 지역의 공중보건의 충원도 더 이상 머뭇거릴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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