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 속 미 국채 수익률 다시 상승

[파이낸셜뉴스]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10.1%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19일(현지시간) 전세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강화돼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영국 런던의 한 슈퍼마켓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EPA연합

전세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다시 꿈틀대는 가운데 미국 국채 수익률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 국채 수익률은 최근 하락세를 보여 은행위기 배경이었던 은행들의 보유 국채 평가액을 다시 끌어올리며 시장 우려를 잠재운 바 있지만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속에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영국 인플레이션이 좀체 떨어지지 않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계속해서 고금리 정책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 것이 국채 수익률 상승 방아쇠를 당겼다.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비 0.044%p 오른 3.616%,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정책에 민감히 반응하는 단기 금리 기준물인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62% p 뛴 4.261%로 올랐다.

국채 수익률 방아쇠를 당긴 영국 인플레이션은 두 자리 수 상승세가 한 자리 수로 떨어졌을 것이라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비 10.1%, 전월비 0.8%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월비 0.5% 상승을 예상했던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았다.

미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영국 CPI 발표 뒤 연준이 최소 한 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더 강화됐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다음달 2~3일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0.25% p 높일 가능성을 83% 이상으로 보고 있다. 하루 전 81.9%에 비해 더 높아졌다. 불과 한 달 전에는 그 가능성이 20.7%에 그치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한 바 있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추가 금리인상 예고도 지속되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는 18일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0.25% p 더 올린 뒤 일단 멈추겠지만 적어도 내년까지 고금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해 연내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 선임 글로벌시장전략가 스콧 렌은 이날 분석노트에서 연내 금리인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렌은 이에 따라 성장이 둔화되고, 올해 중 어느 시점에는 경기침체도 닥칠 것이라면서 주가 역시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추격매수에 신중하라고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그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고점에서는 지금과 비슷한 수준에서, 저점에서는 3700 p 또는 그 밑에서 지지선을 형성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채 수익률은 지난 수개월 간 나타났던 고공행진으로 되돌아 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3월 5%를 찍은 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로 촉발된 은행위기 당시에는 3.5%까지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 속에 다시 4%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