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타워] ‘눈치 보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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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 여부가 관심이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잠정 보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 잠정 보류 발표 다음 날, 이와 관련해 벌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한다면서 '긴급 경영상황 점검회의' 개최를 공지했다.
지난해 한전·가스공사의 적자·미수금에 대한 이자가 매일 50억원을 넘는데 지금이 요금을 인상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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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 여부가 관심이다. 인상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지만 2분기 인상을 더 미룰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32조원이 넘는 한국전력공사의 적자와 9조원에 육박한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탓이다.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요금 인상에 대한 저항이 커진다는 정치권 논리도 있다. 뒤늦게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을 키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 잠정 보류 발표 다음 날, 이와 관련해 벌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한다면서 ‘긴급 경영상황 점검회의’ 개최를 공지했다.
하지만 회의는 개최 1시간 전 돌연 취소됐다. 산업부는 “요금 인상안 발표가 미뤄진 지 이틀 만에 회의를 소집해 메시지를 내기엔 너무 이르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지만, 업계에선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는 산업부와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여당 간 엇박자라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 상황만 봐도 요금 인상을 바라는 업계와 이를 저지하려는 여당 간 전선이 명확하다.
10여개 단체로 구성된 전기관련단체협의회는 지난 18일 정책 간담회에서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촉구했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간담회에서 “지난해 발행된 회사채 47조원 중 한전채가 32조원”이라면서 “연못에 고래 한 마리가 들어앉은 상황”이라고 했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낮은 원가회수율로 발전사에 지급하는 대금을 사채 발행으로 조달하고 있다.
지난해 한전·가스공사의 적자·미수금에 대한 이자가 매일 50억원을 넘는데 지금이 요금을 인상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은 같은 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전·한전공대의 도덕적 해이가 임계치를 넘었다”며 요금 인상 주장보다 자구 노력이 급선무라고 했다.
한전공대 임직원들이 출연금 391억원 중 208억원을 무단으로 전용했고, 법인카드 위법 사용에 대한 제재도 없었다는 것이다. 서민의 물가 부담을 감안하면 한전·가스공사 자구 노력은 불가피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요금 인상 요인을 상쇄할 수는 없다.
한전은 이미 4개 분기 연속 전기 요금을 올렸다. 지난해말 ㎾h(킬로와트시)당 51.6원 인상안이 국회에 보고됐고, 적정인상분의 4분의 1 수준인 13.1원을 1분기에 올렸다. 가스 요금은 올해 MJ(메가줄)당 10.4원(분기당 2.6원) 인상 방안이 제시됐지만, 1분기엔 동결됐다.
에너지 요금 인상을 반기는 국민은 없다. 그렇다고 정치적 득실에 요금 인상이 좌우되면 논란만 키운다. 문재인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임기 5년간 전기 요금을 동결하다 대선 직후 인상해 빈축을 샀다. 꼭 요금을 올려야 한다면 제때 해야 혼란스럽지 않다. 정치에 떠밀린 ‘조삼모사’식 결정은 그만 보고 싶다.
정재영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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