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살며] “외국인이면 안 됩니다!”

2023. 4. 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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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친구 한 명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혼자 살 집을 알아보러 왔다.

그래서 한국 문화를 잘 모르고 임시로 머물러 오는 몽골인들이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의도치 않게 집주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는 것 같다.

이러한 이유로 몽골인들은 한국에서 머물 집을 구하는 데 차별을 받게 됐고, 우리가 '몽골인에게는 임대를 하지 않겠다'는 말까지 듣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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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친구 한 명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혼자 살 집을 알아보러 왔다. 남들에게는 몇 년에 한 번, 혹은 몇 달에 한 번씩 겪는 평범한 일이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우리에게 닥쳤다. 관심 있는 집 주인들에게 전화를 걸 때마다 “외국인인가요?”, “직업은 무엇인가요?”, “몽골인은 계약이 불가하다” 등등 사적인 질문 공세나 날 선 말들이 쏟아졌다. 최근 외국인, 그중에서도 몽골인이 머물 수 있는 집은 찾기가 어렵다는 부동산 중개인의 말이었다. 중개인과 집주인의 대화를 들으며 나와 친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친구의 얼굴에서는 깊은 슬픔이 느껴졌다. 아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풀 꺾이면서 한국에 오는 몽골인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와 관련한 좋지 않은 뉴스가 많이 보도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았다.
몽골과 한국의 주거 문화는 조금 다르다. 몽골에는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거나 음식물쓰레기를 내놓는 날이 없다. 그래서 한국 문화를 잘 모르고 임시로 머물러 오는 몽골인들이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의도치 않게 집주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는 것 같다. 또 대부분의 몽골인은 “이것저것을 해야 한다”는 명령이나 규정에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도 정착해 사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몽골인의 특성은 아주 오래 전부터 가축에게 먹일 풀을 찾아 계절마다 이동하며 살아가는 유목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르덴 만드카이 유학생
월세 문화도 상당히 다르다. 몽골인의 유목 문화에 따른 특성은 여기서도 많은 차이를 유발한다. 한국은 최소 2년 이상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몽골인들은 계약 기간과는 무관하게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지거나 사는 곳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얼마든지 이사를 감행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 기간을 엄격히 준수하는 한국 문화에서는 아마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몽골인들은 한국에서 머물 집을 구하는 데 차별을 받게 됐고, 우리가 ‘몽골인에게는 임대를 하지 않겠다’는 말까지 듣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이 좋았던 걸까. 나는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그런 상황에 처한 적이 전혀 없다. 항상 친절하고 좋은 집주인들을 만났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주인은 김장을 할 때마다 김치를 나눠주며 정을 베푼다. 내 아이와 우리 가족에게 친절한 미소를 잃지 않고 언제나 자상하게 대해주는 분이다. 그래서 나는 한국 사람들은 몽골 사람들을 좋아하고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늘 생각해왔다.

그렇다면 과연 내 친구는 어떻게 됐을까? 물론 한국에서의 거처를 찾는 데 남들보다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긴 했다. 하지만 다행히 마음에 드는 아늑한 집을 구할 수 있었다. 그가 한국에서의 꿈과 야망,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안식처를 찾아 내 마음도 덩달아 기뻤다.

에르덴 만드카이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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