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수혜 코앞인데 인력 유출 막아야"...포스코퓨처엠, 인재 확보·육성 총력

김태환 2023. 4.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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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인력에 자사주 지급…그룹 최초 탄력근무제 도입
우수 인력 확보와 이탈 막는 조치

포스코퓨처엠이 자사주 지원과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직원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지침에 따라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포스코퓨처엠이 핵심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핵심인력에 자사주를 지급하고 포스코그룹 최초로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IRA 세부 지침에 따라 북미에서 생산되고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는 차종에 대해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게 된다. 전기차에 들어간 배터리가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추출·가공한 핵심 광물이 40% 이상 사용됐을 때 3750달러, 북미에서 생산·조립한 부품을 50% 이상 써야 3750달러를 받는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우리나라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IRA 세부지침의) 배터리 광물요건과 부품요건 자체를 모두 충족할 수 있게 됐다"며 "발표된 (보조금 지급 대상) 22개 모델 중에서 한국 배터리를 쓰는 모델이 무려 18개"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배터리업계의 수혜가 예상되면서 배터리 소재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퓨처엠이 핵심 인재를 잡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17일 연구·생산 부서의 일부 핵심 직원에게 총 2000여주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종가 38만4500원 기준 약 8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자사주 제공은 일정 기간의 근무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으로 지급했다. RSU는 임직원에게 주식을 부여한 뒤 일정 기간 이후에 매매할 수 있도록 한 성과 보상체계로, 최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대체할 제도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스톡옵션이 아니라 RSU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해석한다. 스톡옵션은 회사의 주식을 미리 약속한 행사가격으로 살 기회를 제공해, 기업이 향후 성장하면 주가가 뛴 만큼 차익을 볼 수 있지만 예상보다 성장이 저조하면 보상을 받지 못한다. RSU는 실제 주식을 지급하기 때문에 회사와 합의한 기간동안 근무한다면 시장 상황과 별개로 이득을 볼 수 있다.

특히, 배터리업계는 지난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소송 문제로 이직에 지극히 민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LG화학 연구원들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면서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두 회사가 합의한 이후에도 양측은 상호간 이직이 불가하다는 암묵적 합의가 이뤄졌다. 대표적인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간의 상호 경력 이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RSU를 제공해 직원의 근속연수를 늘릴 수 있고 직원으로서는 합의한 기간에 보상이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배터리업계에 한때 '인재 빼가기'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만큼, 포스코퓨처엠이 사전에 문제를 예방하려는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시범 운영했던 탄력근무제를 올해 1분기 전면 시행했다. 전사 차원에서 탄력근무제를 실시하는 것은 포스코그룹에서 포스코퓨처엠이 최초이며, 온라인 재택근무가 용이한 IT회사가 아닌 제조업체가 도입하는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퓨처엠 직원들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간 하루에 1시간씩 추가로 근무한 후 금요일 퇴근 시간을 4시간 앞당길 수 있다. 또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1시간이 아니라 30분씩만 더 일하는 방식으로 금요일 퇴근 시간을 오후 3시로 조정하는 것도 할 수 있다. 기존처럼 월~금요일 주 5일간 하루 8시간(점심시간 1시간 제외)씩 일하면 금요일 오후 5시에 퇴근하는 방식도 유지되며, 직원들은 4주마다 근무 방식을 바꿔 선택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신사업이 성장하면서 신입직원들이 대거 입사해 근속연수가 매우 낮아졌다"면서 "인적구조의 변화로 인해 라이프스타일도 바뀌었고,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자사주 지급과 탄력근무제 도입 등의 동기부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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