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59㎞+6이닝 10K 탈삼진쇼' 마지막까지 집중한 안우진…No.1 투수의 불운 [고척리포트]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5회초 수비를 마친 키움 안우진이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19/

[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경기 초반 흔들거렸다. No,1 투수다운 존재감은 잃지 않았다. 하지만 승운이 또 따르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2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2실점 탈삼진 10개로 역투했다. 4-2로 앞선 채 6회를 마치고 교체됐지만, 키움이 8회말 역전을 허용함에 따라 시즌 2승 기회를 놓쳤다.

앞선 3경기까지 1자책, 평균자책점 0.47의 괴물같은 투구를 펼쳤다. 직구 뿐 아니라 강렬한 슬라이더까지 곁들여 타선을 압도한 경기의 연속이었다.

이날은 조금 달랐다. 3회까지 4피안타 2자책을 기록했다.

1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쳤다. 1-0으로 앞선 2회부터가 문제였다. 첫 타자 이원석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다음 타자 오재일에겐 우익선상 2루타를 얻아맞았다. 결국 다음타자 이재현의 내야땅볼 때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1사 3루에서는 추가 실점 없이 후속타를 끊어냈다.

하지만 3회 기어코 역전을 허용했다. 김호재, 김지찬에게 잇따라 안타를 맞았다. 2사 1,2루에서 이원석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내줬다. 그래도 이어진 2사 2,3루에서 오재일을 삼진 처리하며 버텨냈다.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안우진 이지영 배터리가 3회초 2사 1,2루 삼성 이원석에 1타점 역전 2루타를 허용한 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19/

최고 투수의 방황은 거기서 끝났다. 4회부터는 진짜 안우진이 돌아왔다.

4회에는 이재현을 3루 파울 플라이, 이성규 이병헌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에도 김호재에게 삼진을 잡아냈다. 구자욱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지찬 피렐라를 잇따라 범타 처리했다.

6회초에는 뜻하지 않은 진기명기까지 선보였다. 첫 타자 이원석을 삼진으로 잡았고, 다음 타자 오재일의 타구는 하늘 높이 뜬 내야 플라이였다.

그런데 타구가 고척돔 천장에 맞고 떨어졌다. 고척돔 로컬룰상 천장에 표시된 파울 지역에 맞으면 파울, 인플레이 지역에 맞으면 이후 인플레이로 처리된다. 오재일의 타구는 일반적인 내야 뜬공과 같은 상황이 된 것.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6회초 키움 안우진이 삼성 오재일이 친 고척돔 천장에 맞고 떨어지는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19/

문제는 타구 방향이 꺾인 탓에 이를 쫓던 키움 1루수 전병우가 낙구 지점과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안우진은 끝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다. 안우진은 침착하게 떨어지는 타구를 침착하게 잡아내며 홈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9㎞였다. 직구(41구)와 슬라이더(최고 147㎞, 37구)의 비율은 비슷했다. 최종 기록은 6이닝 5피안타 1사사구 2실점 10K, 투구수는 97개였다.

키움은 8회말 역전을 허용하며 안우진의 승리를 날렸다. 안우진은 앞서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서 6이닝 무실점하고도 노디시전에 그쳤고, 7일 NC전에서는 7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3번째 경기인 13일 두산 베어스전(6이닝 무실점)에서 비로소 첫 승을 올렸지만, 이날 또다시 승리를 놓치는 불운의 주인공이 됐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