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관계 끊으면 안된다”...흑백논리 경계하라는 英장관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3. 4. 19.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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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택일 불가능...흑백논리 경계”
보수당내 대중 강경론 정면 돌파
[사진 = 연합뉴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이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릴 시 국익에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18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클리버리 장관은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셔터를 내려버리는 것은 그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협 또는 기회 중 하나를 양자택일하는 식의 규정은 불가능하다“라면서 ”흑백논리를 경계해야 한다. 좀 더 정교하고 미묘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영국의 집권 보수당에서 리시 수낵 총리 내각으로 하여금 보다 강경한 대중(對中) 노선을 채택하라고 압박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앞서 리즈 트러스 전 총리 내각에서 중국을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수낵 총리가 이를 거부하자 보수당 내 강경파로부터 반발이 일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안 던컨 스미스 전 당 대표는 정부의 중국으로부터의 안보 불감증을 우려해 ”정부가 운전대에서 자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클리버리 장관의 이날 발언은 이같은 당내 여론을 정면 돌파하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는 인터뷰에서 “중국 관계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의하라는 요구를 계속 받는다”며 “하지만 우리는 다른 어떤 양자 관계도 한마디로 압축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기술, 환경, 경제 등 이슈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밖에 없다”며 “중국과 긴밀하게 그리고 정기적으로 협력하지 않을 시 상당한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클리버리 장관은 중국-대만 간 양안 갈등에 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대만 문제는 결코 대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며 “중국이 대만 근처에서 군사훈련을 감행하는 이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곧 모든 국가들의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 방문 직후 한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우리 일이 아닌 위기’라고 부르며 “양안관계에 있어서 서방으로부터 독립적인 노선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서방의 동맹국 된다는 것이 속국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해 서방 정치권으로부터 신랄한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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