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尹 언급에 "전쟁 개입" 경고…한러 관계 얼어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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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 가능한 것을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전쟁 개입"이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한국을 직접 겨냥한 것은 6개월 만이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사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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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리가 북한에 최신 무기 쥐어주면 기쁘겠나"
대통령실 "가정적 상황 대한 것…코멘트 않겠다"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방성훈 송주오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 가능한 것을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전쟁 개입”이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한국을 직접 겨냥한 것은 6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러시아간 관계 급랭 가능성이 커졌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전달하면 일정 범위(certain extent)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안타깝게도 한국은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의 언급은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가 보도된 직후 나왔다. 윤 대통령은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는 발언을 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사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들(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을 이 분쟁(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적으로 끌어들이려 노력할 것”이라며 “당연히 (한국처럼) 무기 전달을 시작하는 것은 이 분쟁에 일정 범위 관여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재 등의 측면에서 새로운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연방안전보장회의 부의장 역시 텔레그램을 통해 “모스크바는 북한에 첨단 무기를 제공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나는 이 나라(한국) 사람들이 가장 가까운 이웃(북한)의 손에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쥐어진 것을 보면 뭐라고 할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러시아가 한국을 직접 거론해 무기 지원을 경고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클럽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우리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과 이 방향(군사 분야)에서 협력을 재개하면 한국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며 “당신들은 기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두 나라간 외교적 긴장감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 대통령실은 러시아의 반발을 두고 “가정적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코멘트하지 않고자 한다”고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 내용을 정확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이번 우크라이나 지원 발언이 미국 국빈 방문 직전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하는 관측이 있다. 자유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세계 정세 속에서 한국이 서방과 더 밀착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을 향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압박해 왔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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