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던 문보경의 '클러치 본능'…"전 타석 삼진 후 화났다"(종합)

권혁준 기자 2023. 4. 1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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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내내 침묵하던 문보경(23)이 단 한 개의 안타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문보경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전에서 5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득점 3타점을 기록했다.

문보경의 단 한 개 뿐인 안타는 동점을 넘어 경기를 뒤집은 이날 경기의 역전 결승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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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로 뒤지던 7회말 만루서 역전 3타점 3루타
7회 이후 타율 0.444…경기 후반 강한 면모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말 1사 주자 만루에서 LG 문보경이 싹쓸이 3루타를 치고 있다. 2023.4.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경기 내내 침묵하던 문보경(23)이 단 한 개의 안타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는 "앞선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뒤 화가 났는데 다음 찬스를 살려서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문보경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전에서 5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득점 3타점을 기록했다.

문보경은 이날 좀처럼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3회 볼넷을 골라내며 팀 득점에 기여했지만 앞 타석의 오스틴 딘이 3안타를 폭발시킨 와중에 문보경이 뒤를 이어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는 1회 2사 1루와 5회 2사 3루 찬스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특히 5회에는 삼진을 당한 뒤 배트를 땅에 내리치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문보경은 당시 상황에 대해 "비슷한 공도 아니고 완전히 볼에 헛스윙을 해서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면서 "특히 1점이 중요한 상황에 무기력하게 아웃된 데 대해 분노를 못 참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문보경에게 7회 또 한 번 찬스가 왔다. 공략하기 쉽지 않았던 상대 선발 에릭 페디(5이닝 2실점 1자책)가 물러난 이후였다.

LG는 박해민, 홍창기의 연속 안타와 1사 후 김현수의 안타로 3-5까지 추격했고, 오스틴의 볼넷으로 만루가 채워졌다. 또 한 번 문보경의 타석이 돌아왔다.

문보경은 상대 세 번째 투수 김영규의 초구를 망설임없이 받아쳤고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다. 홍창기, 김현수, 오스틴까지 세 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인 3타점 3루타였다.

문보경은 3루에 슬라이딩으로 들어간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전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뒤 하늘이 시험대에 올리시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코스를 설정하고 들어갔는데 잘 맞았다. 홈런 기대는 하지 않았고 제발 잡히지만 않기를 바랐다"며 웃었다.

3루타를 친 문보경은 이후 김민성의 내야 땅볼 때 홈으로 파고들어 추가 득점을 올렸고, LG는 7-5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문보경의 단 한 개 뿐인 안타는 동점을 넘어 경기를 뒤집은 이날 경기의 역전 결승타가 됐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LG 3루수 문보경이 박민우의 파울플라이를 몸을 날려 잡아내고 있다. 2023.4.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9회초 수비에선 상대 박민우의 파울 플라이를 전력 질주 끝에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공수 다 잘하고 싶지만 수비는 더 발전하고 싶다"면서 "타격은 슬럼프가 올 수도 있지만 수비는 그런 게 없어야한다. 더 보완해서 수비 잘하는 3루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보경은 지난 시즌부터 유독 7회 이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3회 0.256, 4~6회 0.305의 타율을 기록한 그는 7회 이후엔 0.386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모습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현재까지 1~3회 0.278, 4~6회 0.286의 타율을 기록했고 7회 이후엔 0.444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 데이터는 이날 경기에도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문보경은 또 한 번 '클러치 본능'을 발휘하며 팀을 구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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