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판 더미에 구멍 뜷어 '수출 담배' 밀수...30만 갑 이미 시중에
중국행 화물로 담배 숨겨와 바꿔치기 시도까지
세관, 담배 40만 갑 밀수 하루 사이 적발
2020년 2월부터 국산 담배 130만 갑 밀수
[앵커]
합판 더미 속에 담배를 숨겨 밀반입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습니다.
수출된 국산 담배가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는 우리 소매가격보다 10배 가까이 싼 점을 노려 대량으로 밀반입을 시도했는데 이미 30만 갑이 시중에 풀린 거로 나타났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베트남에서 출발해 부산항에 도착한 컨테이너를 트레일러가 싣고 부두를 빠져나갑니다.
트레일러에서 꺼낸 화물을 화물차에 옮겨 싣고 어디론가 향하는데, 애초 목적지로 신고한 경남 양산이 아니라 창원 방향입니다.
세관 단속반이 차량을 멈춰 세우고 화물칸에 올라 포장을 벗기니 일단 수입신고 한 대로 합판이 나옵니다.
하지만 하나씩 합판을 빼내자 숨겨둔 국산 담배가 드러나는데, 모두 15만 갑입니다.
[노경환 / 부산본부세관 조사총괄과장 : 바닥 부분에는 정상 합판 3장을 깔고 그 위에 특수 가공한 합판 60여 장을 쌓은 뒤 쌓은 합판의 빈 곳에 담배를 숨긴 다음….]
같은 일당이 같은 시기 캄보디아에서 우리나라를 거쳐 중국으로 가는 여행용 가방이라고 신고한 환적화물도 세관이 확인했는데 역시 국산 담배 25만 갑이 나왔습니다.
동남아 현지에서 우리나라보다 10배 가까이 싼 소매가격에 확보한 담배여서 하나가 걸리더라도 큰 이익이 남는다는 계산을 한 겁니다.
[구선욱 / 부산본부세관 특수수사2팀장 : 같은 조직인데 시차를 거의 하루 두고 물건 들여온 거는 진짜 처음인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둘 중 하나만 (밀수가) 성공해도 자기들은 돈이 많이 남는 거 다 보니까 약간 물량공세 느낌도 있었고요.]
일당은 담배 보관용 창고를 계속 옮기고 허위 진술을 담은 SNS 대화 기록을 남기는 등 수사 상황에 대비해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세운 거로 조사됐습니다.
일당이 앞서 두 차례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밀반입한 담배 30만 갑은 이미 시중에 유통된 거로 나타났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 풀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세관 관계자는 지난 2020년에 적발한 담배 60만 갑 밀수에도 이번 사건 총책이 관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모두 더해 담배 130만 갑, 시가 60억 원 상당입니다.
세관은 일당 3명을 구속하고 3명은 수사하고 있으며 이번에 압수한 담배 40만 갑은 모두 폐기할 예정입니다.
YTN 김종호입니다.
YTN 김종호 (ho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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