삵, 멸종위기 동물 중 ‘로드킬’ 가장 많이 당했다

김기범 기자 2023. 4. 1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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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길 동물사고(로드킬)’로 가장 많이 피해를 보는 멸종위기 동물은 삵이었다. 역시 멸종위기 포유류인 수달과 맹금류인 수리부엉이와 새매가 희생당하는 사례도 많았다. 사고를 당하는 시기는 어미로부터 독립하는 봄철과 가을철에 집중됐다.

19일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말 출간한 ‘로드킬 다발구간 정밀조사’ 보고서를 보면 최근 4년 동안(2019~2022년) 로드킬로 폐사한 채 발견된 법정보호종 가운데 삵이 712건으로 가장 많았다. 두 번째 많은 피해를 본 동물은 수달로 301건이었다.

수달

지난해 멸종위기 동물이 로드킬로 피해를 본 사례는 388건이었고 이 중 230건을 삵이 차지했다. 포유류 가운데는 수달이 91건, 담비 14건, 사슴이 9건으로 뒤를 이었다. 멸종위기 조류 가운데는 수리부엉이가 20건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생태원 연구진은 “식육목 동물의 로드킬은 가을과 초겨울에 많이 발생됐다”며 “봄에 태어난 새끼가 그해 가을철 어미로부터 독립해 이동하는데 거리가 길어지면 도로를 건너는 경우가 많아지므로 로드킬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체 로드킬 사고 1만8148건 가운데 분류군별로는 포유류가 1만7004건으로 가장 많았고 조류 1028건, 양서·파충류 11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로드킬의 약 93.69%를 차지한 포유류 중에서도 가장 많은 피해를 본 동물은 전국에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는 고라니(6614건)였다. 이어 너구리 1587건, 노루 714건, 족제비 300건, 오소리 21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주로 도시에서 로드킬당하는 경우가 많은 고양이는 4342건, 개는 397건이 확인됐다. 로드킬이 발생한 도로의 유형은 국도가 1만2572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속도로에서는 1264건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고속도로가 국도보다 로드킬 저감시설인 야생동물 유도울타리, 주의표지판, 생태통로 등의 설치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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