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와 같은 번호판이?’…손쉬운 위조에 처벌은 솜방망이
[KBS 대구] [앵커]
차량 번호판을 도용하거나 위조해 달고 다니는, 이른바 '쌍둥이 차량'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가 불법 번호판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번호판 위조 업체는 버젓이 영업 중이고,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습니다.
박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에 사는 김승범씨는 넉 달 전부터 속도 위반 과태료와 고속도로 미납 통행료 고지서를 잇달아 받았습니다.
모두 13건인데 위반 장소는 간 적도 없는 전북 지역.
단속 카메라엔 경차인 김 씨 차량과 전혀 다른 SUV 차량이 찍혀 있었는데, 번호판이 똑같았습니다.
경찰에 신고했더니, 번호판 도용 여부를 수사하려면 피해자인 김씨가 번호판을 바꿔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승범/번호판 도용 피해자 : "지명수배를 내리게 되면 둘 다 걸린다. 그러니까 정상적으로 운행하는 저더러 번호판을 교체를 하라고 하더라고요. 결국은 피해를 보는 제가 비용을 모두 부담을 해서..."]
지난해 국토부가 불법 차량 번호판 관리 방안을 내놨지만 위조업체들은 여전히 성업 중입니다.
SNS로 번호판 제작을 의뢰하자 40만 원을 내면 늦어도 다음 날 아침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더 손쉽게 종이로 번호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종이 번호판 제작을 의뢰해 봤더니 이렇게 20분 만에 가짜 번호판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실제 번호판에 갖다 대도 구별이 힘들 정도로 정교합니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종이 번호판'을 만들어 달고 다닌 60대 남성이 붙잡혔지만,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지만 실제 처벌 수위는 턱없이 낮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음 달 단속을 통해 불법 번호판 부분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허술한 단속에 솜밤망이 처벌까지 더해지면서 차량 번호판 위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CG그래픽:이보경
박가영 기자 (going@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