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만루→KKK…41년 역사 유이한 '만루변태', 낯설지 않은 위기 탈출 [오!쎈 부산]

조형래 2023. 4. 1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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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만루에서 3연속 탈삼진.

무사 만루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고 올 시즌 첫 무실점 피칭이자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무사 만루에서 이의리는 당황하지 않았다.

이의리는 KBO 41년 역사에서 무사만루와 관련된 '유이'한 진기록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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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이석우 기자]KIA 타이거즈 선발 투수 이의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3.04.19 / foto0307@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무사 만루에서 3연속 탈삼진. 이 정도면 KIA 타이거즈 이의리(21)를 상징하는 시그니처라고 봐야할 것 같다. 무사 만루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고 올 시즌 첫 무실점 피칭이자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의리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101구 3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5-0으로 앞선 상황에서 구원진에게 공을 넘겼고 리드는 바뀌지 않았다. 팀은 6-0으로 승리했고 이의리는 시즌 2승 째를 수확했다. 

일단 이전 3번의 등판에서 문제됐던 제구 문제가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이전 3경기 13이닝에서 16개의 볼넷을 헌납했던 이의리였다. 그러나 이날은 비교적 적은 3개의 볼넷만 내줬다. 최고 153km까지 찍은 패스트볼(59개)과 슬라이더(25개) 체인지업(14개) 커브(3개)를 섞어 던졌다. 

최대 위기는 3회말이었다. 3회말 선두타자 김민식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고 안권수에게 번트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희생번트를 시도하려던 고승민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무사 만루에서 이의리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선후배 동료들에게 ‘만루변태’라 불리는 이의리 특유의 기질이 다시 한 번 살아났다. 이의리는 만루에서 만난 첫 타자 렉스를 상대로 슬라이더와 패스트볼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그리고 3구 째 134km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1아웃. 뒤이어 등장한 전준우를 상대로는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2스트라이크를 역시 선점했다. 140km 체인지업을 유인구로 활용했고 4구 째 바깥쪽 높은 코스의 151km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순식간에 2사 만루가 됐다. 그리고 안치홍을 상대로도 비슷한 패턴으로 상대했다. 체인지업 3개를 던져서 1볼 2스트라이크를 만들었고 4구 째 결정구로 149km 하이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다시 유도했다. 스스로 자초한 무사 만루를 3연속 탈삼진으로 극복했다. 

이의리는 KBO 41년 역사에서 무사만루와 관련된 ‘유이’한 진기록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지난 2022년 9월24일 창원 NC전에서 3연속 볼넷을 내준 뒤 3연속 탈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 지으면서 역대 두 번째 진기록 보유자가 됐다. 첫 번째 기록은 1990년 9월3일 태평양 돌핀스 소속 최창호가 인천 도원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나왔다. 

무사 만루를 만든 방법(?)은 달랐지만 극복하는 방법은 ‘KKK’로 같았다. 타선도 이의리가 위기를 극복한 분위기를 이어받았다. 4회초 무사 만루에서 고종욱의 적시타. 류지혁의 내야안타 적시타, 이창진의 싹쓸이 3타점 3루타로 5점을 뽑아냈다. 이틀 연속 5득점 빅이닝으로 승기를 잡았다. 

이의리는 3회 위기를 극복하고 곧바로 안정을 찾았다. 4회 노진혁을 포수 파울플라이, 한동희를 삼진, 유강남을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에는 김민석을 3루수 땅볼, 안권수를 삼진 처리한 뒤 고승민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렉스를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5회를 마쳤다. 6회에도 선두타자 전준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안치홍은 2루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노진혁을 다시 삼진으로 솎아냈다. 투구수가 100개가 넘어가자 KIA 벤치는 움직였고 한동희 타석 앞에서 임기영에게 공을 넘겼다. 임기영은 6회를 무사히 마무리 지었다. 

이의리의 무실점 피칭이 이렇게 완성됐다. 낯설지 않았던 무사 만루의 위기 상황에서 익숙한 방법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그리고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끈 가장이 됐다.

[OSEN=부산, 이석우 기자]KIA 타이거즈 이의리가 3회말 무사 만루 실점 위기에서 삼진 3개를 연거푸 잡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3.04.19 / foto0307@osen.co.kr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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