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봉투 의혹 녹취서 '스폰서' 등장…당선 후 이재명 캠프에 자녀 근무
[앵커]
지금부터는 돈봉투 관련 뉴스룸의 단독 보도들을 이어가겠습니다. 어제(18일)는 송영길 전 대표가 돈봉투에 대해 보고받고 심지어 일부는 직접 뿌린 정황까지 보도했었는데, 오늘은 그럼 그 돈봉투의 돈은 어디서 왔을까입니다. 저희가 확보한 녹취파일에는 스폰서라는 말이 여러번 나옵니다. 심지어 스폰서가 돈을 낼 수 있게 하는 기술도 언급됩니다.
오승렬 PD입니다.
[오승렬 PD]
민주당 전당대회 20여 일 전 2021년 4월 10일 강래구 감사와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통화입니다.
돈봉투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인물, 이른바 '스폰서'로 사업가 김모 씨가 등장합니다.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감사와 통화) : (돈이) 필요하면 누구한테 요구를 해, 저기한테? OO이한테?]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감사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 : 사람이 그 사람밖에 없잖아. 다른 스폰이 있어요?]
김씨는 돈이 필요할 때마다 언급됩니다.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감사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 : OO이 형 월요일날 오면 '밥값이 없다. 현찰로 좀 마련해 줘라' 얘기해 놓으십시오. '얼마?' 그러면 '1000만원' 이렇게 얘기해야 됩니다. 그러면 얘는 100만원을 생각하고 있다가 1000만원을 두들겨 맞기 때문에 500을 갖고 옵니다. 아시겠죠?]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감사와 통화) : 진짜 완전 엑기스 전수해주네…]
김 씨는 전당대회 이후에도 당시 송영길 캠프 인사들과 '밀접한' 교류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감사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 : 김OO 이런 고리들한테, 말하자면 그 사람들한테 맨날 용돈이나 얻어 쓰고 거기에 맛 들여 있는 거 아니냐.]
[앵커]
그럼 이 '스폰서'들은 왜 돈을 줬을까요? 저희가 가지고 있는 파일에는 그 중 한 정황이 나왔는데, 바로 스폰서의 자녀를 말 그대로 꽂아줬습니다. 그곳은 다름 아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였습니다.
임지수 기자입니다.
[임지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가 끝나고 5개월 뒤인 2021년 10월 14일 오전.
선거 이후 민주당 사무총장을 맡게 된 윤관석 의원은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냅니다.
전당대회 당시 '스폰서'로 언급됐던 김모 씨의 자녀 이력서를 달라는 겁니다.
3시간여 뒤 이 전 부총장은 이력서를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보름여 뒤 윤 의원은 이 전 부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출근 소식을 전합니다.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 : 오늘부터 출근했다. {그랬어요?} 정무팀에 내가. {OO이한테 전화해볼게요, 있나.}]
소문내지 말라며 입단속도 시킵니다.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 : 촐랑거리고 또 여기저기 얘기하고 다니지 말고. {나한테 얘기도 안 하던데?} OO도 아마 전화를 받으면 아빠한테 먼저 하겠지. 그러니까 네가 제발 촐랑거리지 말고 가만히 있어.]
해당 자녀가 출근한 곳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였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씨는 취재진에게 "당시 상황은 알지 못한다며, 그 이전에도 민주당 의원실에서 일을 많이 했고 봉사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전해왔습니다.
[앵커]
취재기자와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오늘(19일)도 임지수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임 기자, 지금까지 보도한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많은 분들이 궁금했던 게 봉투안의 돈은 어디서 나온 거냐, 이런거 였는데 오늘 그 단서가 조금 나왔습니다?
[임지수 기자]
네,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정한 강래구 감사는 총 9400만원 중 8000만원대 현금을 마련한 인물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확보한 녹취 파일을 보면 해당 자금의 전주, 즉 스폰서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방금 기사에서 소개한 김모 씨 등이 등장합니다.
이 돈은 강래구 씨를 통해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로 전달됐고 이정근 전 부총장과 윤관석 의원을 거쳐 여러 현직 의원들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 나오는데, 맨 왼쪽에 있는 김모 씨로부터 돈이 나와서 전달되어서 현역 의원들에게 여러 봉투로 나뉘어서 전달되는 거군요?
[임지수 기자]
네, 그랬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앵커]
일단 스폰서라고 하면 스폰을 하고 대가를 바라지 않습니까? 오늘 그 정황도 일부 나온거죠?
[임지수 기자]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스폰서 김 씨의 경우 몇달 뒤 자신의 자녀를 대선 후보 캠프에서 일할 수 있게 도운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를 받지 않은 봉사 활동 차원이었다고 하지만, 유력 대선 후보 캠프에서 경력을 쌓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녹취파일엔 기사엔 소개하지 않았던 또 다른 스폰서로 지목된 강모씨도 있는데요.
강 씨에 대해 이 전 부총장과 윤 의원은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 그렇게 신경 안쓰셔도 돼요. 아니 그 다음에 그거 나중에 저기 하나 주면 돼.]
[윤관석/민주당 의원 : 당직? 그런 거야 뭐 하나 찾아보면 되니까.]
두 사람이 강씨와 했던 골프 약속을 바꾸는 과정에서 나온 내용인데, 강씨 입장을 너무 신경쓰지 말고 나중에 당직을 주면 된다는 취지입니다.
[앵커]
당직을 대가로 주는 정황인데, 실제 돈봉투 살포 과정에 핵심 역할을 했던 윤관석 의원은 나중에 사무총장이 됐고요, 이정근 전 부총장은 말 그대로 사무부총장을 했었잖아요?
[임지수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이정근 씨의 경우 현직 의원이 아닌 당직자 중엔 이례적으로 사무부총장이 됐습니다.
실제 저희가 확보한 녹취파일 중엔 송 전 대표가 이 전 부총장을 상당히 믿고 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 있는데요.
[송영길/전 민주당 대표 : OO이하고 OO이하고 셋이 팀워크를 잘 맞춰서.]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 그거는 내가 잘 맞출게.]
[송영길/전 민주당 대표 : OOO가 밤에 전화 와가지고 욕이란 욕은 다 퍼부어가지고 그냥. 잠을 설쳤네. 이제 와서 충성부대를 만들어서…]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 백업하는 군단을 내가 오늘부터 만들게. 뭐든 다 의논하고.]
[송영길/전 민주당 대표 : 예 알았어요.]
들으신 것처럼 당내 문제에 사사건건 논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이 전 부총장의 형편없는 진술을 증거라 한 정치 수사를 주장했는데, 오는 22일 기자회견에선 여기에 대해선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PD : 박서혜 / VJ : 장지훈·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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