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또 터진 전세사기 공포…‘부부 빌라왕?’ 잠적
[앵커]
지금까지 알려진 전세 사기 피해는 주로 서울 강서구와 인천에 몰려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얼마 전 KBS 탐사보도부가 전국의 다주택 임대인들을 전수조사했더니 시한폭탄처럼 위험한 임대인이 백 일흔 명이 넘고, 가진 집은 2만 6천 채였습니다.
수도권에 집중돼있지만 전국 곳곳에 위험이 깔려있는 겁니다.
실제로, 부산에서 또 경기 동탄에서 피해 사례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부산에선 아흔 채 넘게 빌라와 오피스텔을 가진 부부가 전화번호를 바꾸고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정민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여 가구가 사는 한 빌라입니다.
최근 이 빌라의 주인인 70대 정 모 씨와 60대 박 모 씨 부부가 돌연 연락을 끊었습니다.
집주인 부부가 소유한 빌라와 오피스텔 건물이 지금까지 파악된것만 4채, 세입자가 90여 가구에 이릅니다.
전세 보증금을 추산해보니 최소한 50억 원이 넘습니다.
세입자들은 이 부부가 건물 4채를 담보로 금융권에서 46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들은 최근 집주인에게 연락하는 과정에서 부부가 잠적한걸 뒤늦게 알아챘습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확인 후 다시 걸어 주십시오."]
[정○○/세입자 : "심적으로 부담감이 크고, 대부분 전세 대출을 받은 상황이다 보니까, 대출 상환해야 하는 날짜도 다가오니까…."]
이곳은 집주인 부부의 서류상 주소지입니다.
근처에 민가는 발견할 수 없는 상당히 외진 곳으로 사람이 사는 흔적없이 이런 비닐하우스만 들어서 있습니다.
이들 부부는 최근까지 지냈다는 또 다른 집에서도 급히 떠났다고 이웃은 말합니다.
[인근 주민 : "이사 가버리고 없다고 하던데 되게 사정이 급한 거 같다고, 살림 나가는 것도 못 봤지. 어디로 이사 갔는지도 모른다니까."]
세입자들이 집주인에게 보낸 내용 증명은 족족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당장 이달 말에 계약이 끝이 나는 세입자가 있지만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터라 이사를 할 수도 없습니다.
[김민서/세입자 : "수도나 공용 전기나 이런 걸 저희끼리 지금 해결하면서 피해액이 보증금뿐만 아니라 계속 발생을 하고 있어요."]
세입자들은 곧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지만, 금융권이 선 순위 채권을 갖고 있어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건 아닌지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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