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채워 감금하고 개 사료 먹인 포주 자매, 2심서 감형

1심 징역 30년·22년→2심 징역 25년·17년
1년여간 피해자에게 끓는 물 붓는 등 학대
혐의만 16가지, 공소장 등 8권 3000여장
2심 “피해자 추가 합의로 처벌불원 의사”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던 여성 종업원들을 목줄로 채워 감금하고 개 사료와 배설물을 먹이는 등 악행을 저지른 포주 자매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합의1부(재판장 김형진)는 19일 특수폭행, 강요,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협박, 유사 강간 등 16가지 혐의로 기소된 자매 포주 A(49)씨와 B(52)씨의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징역 25년과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7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7년을 명령했다.

A씨 자매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 종업원들에게 목줄을 채우고 쇠사슬로 손발을 묶어 감금했으며 하루 1회 개 사료를 식사로 주거나 끓는 물을 몸에 부어 학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년간 학대를 당한 한 피해자는 이개(귓바퀴)에 반복되는 자극으로 인한 출혈로 나타나는 이개 혈종, 일명 ‘만두귀’가 되기도 했다. 피해 종업원들은 30~40대 여성 5명으로 파악됐다.

A씨 자매의 범행은 2021년 8월 코로나19로 업소가 문을 닫은 기간 피해자들이 원주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며 알려졌다. 공소장을 비롯한 수사 기록만 총 8권 3000여장에 달한다.

1심 재판부는”현대사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끔찍하고 엽기적이면서 가학적인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인정된다”며 A·B씨에게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A씨 자매는 2심에서 태도를 바꿔 범행 대부분을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자백을 번복하고 대부분 범행을 부인했으며 상당 부분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진지한 반성의 태도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원심에서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데 이어 2심에서도 피해자들과 추가로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가 표시된 점, 한 피해자는 범행 내용 일부가 과장됐음을 지적하고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음을 진술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