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진정한 팬덤

최현진 기자 2023. 4. 1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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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축구팬으로 가득찼습니다.

남자 가수가 시축을 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무려 4만5000명이 넘는 관중이 모였습니다.

이날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였는데 임영웅이 시축자로 결정되면서 입장권 예매가 시작된 지난 3일 오후 6시부터 40분 만에 2만5000여 장이 팔렸습니다.

이들은 축구 흥행에 견인차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서울과 대구의 축구팬을 배려하는 넓은 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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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축구팬으로 가득찼습니다. 남자 가수가 시축을 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무려 4만5000명이 넘는 관중이 모였습니다. 누군가 했더니 임영웅이었습니다. 이날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였는데 임영웅이 시축자로 결정되면서 입장권 예매가 시작된 지난 3일 오후 6시부터 40분 만에 2만5000여 장이 팔렸습니다. 이날 관중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다 기록입니다. 이전 기록은 지난 2월 25일 K리그 개막전 2만8000여 명이었습니다. 이보다 배가량 많은 관중이 몰렸는데 K리그 역사상 7년 만의 대기록이라고 합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와 FC서울의 경기가 끝난 뒤 임영웅이 팬들에게 인사하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 관중이 많이 몰렸다는 사실을 쓰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임영웅의 팬들이 보여준 매너와 배려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축구 흥행에 견인차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서울과 대구의 축구팬을 배려하는 넓은 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팬들은 팬클럽을 상징하는 하늘색 옷을 입고 우상과도 같은 임영웅의 시축을 보며 열렬한 응원을 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축구장에 와서 축구장의 주인인 축구팬들을 자극할 우려가 있었던 것입니다. 더욱이 대구FC의 유니폼 색이 하늘색이어서 FC서울 팬이 오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세심한 배려로 이들은 하늘색 옷을 제외한 모든 색 옷을 자유롭게 입고 오자고 결의했고 그대로 실천했습니다.

팬들은 또 경기 중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았고 주변에 있는 쓰레기는 주워 쓰레기통에 넣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이 응원하고 간 자리는 깨끗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가수의 선한 영향력이 팬들에게 이어져 선순환하는 모습입니다.

같은 팬덤인데 정치권으로 무대를 옮기면 확 달라집니다. 정치인의 팬들은 상식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는 정치인이 있으면 문자폭탄을 보내 괴롭힙니다. 지지하는 정치인에 불리한 기사를 쓴 기자나 말을 한 정치인에는 폭력적인 댓글을 답니다. 정치가 연예계를 선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안타깝습니다.

정치인의 팬들이 임영웅의 팬들을 보며 뭔가 좀 느꼈으면 합니다.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할 때 자기가 지지하는 가수나 정치인의 평가도 좋아지지 않을까요. 국민은 팬들이 보여주는 이미지를 그 정치인에게 그대로 투영합니다.

임영웅의 행동에서 알 수 있듯이 팬은 스타를 따라합니다. 정치인의 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정치인이 바뀌어야 팬들도 바뀔 것입니다. 팬들이 잘못된 길로 가면 스타가 바른 길로 가자고 제안하고 호소합니다. 우린 이런 정치인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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