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팡질팡 급조 대책으로 김포골드라인 과밀 풀겠나
서울시와 경기도·김포시가 18일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완화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서울시는 1년 안에 한강 수상버스 도입 계획을 밝혔고, 경기도·김포시는 24일부터 김포-김포공항 구간에 전세버스 40대를 투입하겠다는 긴급대책을 제시했다. 지난 14일 국토교통부의 첫 대책 발표 후 지자체들이 부랴부랴 후속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임시방편이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게 많아 과밀 해소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출퇴근길마다 위험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하루빨리 안전을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서울시는 당초 김포시가 제안한 수륙양용버스 도입을 검토한다고 했다가 수상버스로 급선회했다. 저속·고비용 문제가 제기된 수륙양용버스는 한덕수 국무총리도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의 ‘한강 프로젝트’에 들어 있는 수상버스 카드를 꺼냈다. 시속 50㎞로 빠르고 200명 안팎을 태우는 수상버스가 행주대교 남단-여의도를 20분에 갈 수 있어 김포 승객 분산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 또한 실효성이 떨어진다. 한강 접근과 연결·환승에 시간·체증·비용 문제가 생기고, 신속한 대량수송도 어려운 탓이다. 3분마다 1대씩 수도권전철망에 연결되는 김포골드라인 이용객을 흡수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방책이다.
경기도와 김포시는 전세버스에 이어 7월부터는 스마트폰 앱으로 호출하는 수요응답형버스 30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도시철도 이용객을 버스 편으로 분산한다는 이 방안이 그나마 현실적인 조치인데, 도로 인프라가 부족해 더 큰 혼잡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지금의 정류장으로는 버스 증가분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개화~김포공항역 구간의 버스전용차로 연장 개통이 시급한데 이것도 수개월이 걸릴 일이다. 김포 시민들의 고통이 장기화할 게 뻔하다.
올 들어 김포골드라인에서 18건의 안전사고가 일어났다. 닷새에 한 번꼴로 숨막혀 쓰러지고 떼밀려 다치는 승객이 나왔다. 골드라인이 아니라 ‘골병라인’으로 불리는 열차와 승강장의 과밀이 주원인이다. 개통 후 3년 넘도록 이런 위험이 방치돼 왔다. 매일 출퇴근 때 정원의 2.4~2.8배씩 들어찬 열차 안에 끼어 있는 시민들의 공포를 절감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즉효한 조치를 하루라도 앞당겨 실행하고, 특단의 근본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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