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EU도 62조 투입 ‘반도체법’ 합의… “국내 업체 영향 적고 소부장 기업엔 기회”

김범수 2023. 4. 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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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반도체 자급을 위해 430억유로(약 62조원)를 투입하는 '반도체법'을 마련하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배포한 보도 참고 자료에서 "동 법안을 통해 EU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강화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경쟁이 심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EU 내 반도체 생산 설비 확충은 국내 소부장 기업의 수출 기회 확대로 이어져 기회 요인도 병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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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2030년 세계점유율 20%”
기존 9%서 2배 이상 확대 목표
역외기업 차별 조항 포함 안 돼
삼성전자 등에 영향 미미 분석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반도체 자급을 위해 430억유로(약 62조원)를 투입하는 ‘반도체법’을 마련하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경쟁이 심화하겠지만,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EPA=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배포한 보도 참고 자료에서 “동 법안을 통해 EU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강화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경쟁이 심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EU 내 반도체 생산 설비 확충은 국내 소부장 기업의 수출 기회 확대로 이어져 기회 요인도 병존한다”고 밝혔다. 이어 “EU 반도체 법안에는 역외 기업에 대한 명시적 차별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생산 시설이 EU에 위치하고 있지 않아 직접적 영향은 적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앞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EU 반도체법의 남은 입법 절차 진행 과정을 상세히 모니터링하고 법안의 최종 확정 시까지 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대응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정부 입장과 비슷하다. 유럽에 반도체를 양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데다 규모가 작아 당장 업계에 영향을 주긴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앞서 EU는 18일(현지시간) 총 430억유로 규모의 보조금 및 투자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EU의 전 세계 반도체 생산 시장 점유율을 기존 9%에서 2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 ‘반도체법(Chips Act)’ 시행에 합의했다.

당초 EU 집행위는 첨단 반도체 공장만 지원하게 돼 있었지만, 세부 내용 협의 과정에서 첨단 기술뿐 아니라 구형 공정 생산 부문과 연구개발(R&D), 설계 부문 등 반도체 공급망 전반으로 지원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세계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해 미국과 중국에 이은 3대 소비시장이지만, 반도체 공급망 점유율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사진=연합뉴스
EU가 반도체를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역내 반도체 생산 역량 강화와 공급망 안정화에 적극 나서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선 EU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강화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글로벌 경쟁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다만 이번 EU의 반도체법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유럽은 경쟁력 있는 분야가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로, 우리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려는 상황에서 잠재적인 경쟁자로 부상한 데다, 향후 경쟁 구도가 변하고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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